매일신문

[기고] 설 명절 고향집에 '안전'을 선물하세요

김경태 포항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경

김경태 포항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경
김경태 포항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경

2024년 푸른 청룡의 해가 밝았다. 설 명절을 맞이하는 가정에 안녕과 평화 그리고 안전을 기원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이은 주택화재로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화재 예방과 대응 방법으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의 확보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소화기'와 화재 발생 시 경보를 울려 대피하도록 알려주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말한다.

'소화기 1대, 감지기 1개는 생명을 9한다'라는 말처럼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작은 불을 끄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 시 경보음을 울려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거나 소방시설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화재 중 주택화재는 18.6%였지만 사망자는 53.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북도 내로 좁혀 보면 최근 5년(2018~22년)간 겨울철 발생한 화재는 5천611건이며 화재 원인은 부주의(48.7%), 미상(16.8%), 전기적 요인(16.6%), 기계적 요인(11.6%)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장소별로는 주거시설(30.4%), 야외(23%), 산업시설(19.6%), 자동차(13.7%) 순으로 주거시설의 화재 분포는 단독주택이 77.7%로 나타나 단독주택 화재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은 나와 내 가족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공간이다. 이 공간을 무서운 화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기초 소방시설 설치인 것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화재로부터 내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보다 앞서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한 미국은 설치율이 96%로 사망자는 60% 감소했고, 일본은 설치율이 81.2%이며 사망자는 12% 감소, 영국의 경우 설치율 88%를 달성하여 사망자는 54% 감소했다. 이렇듯 주택용 소방시설은 우리 삶의 안전을 지키는 일종의 안전장치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민국도 2012년 2월 5일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가 돼 2017년 2월부터는 아파트와 기숙사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소화기는 세대·층별 1개 이상 비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과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부착하면 된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가까운 대형마트, 소방용품점, 인터넷 등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실생활에 가까이 있으며, 별도의 공사 없이 드라이버 하나로 간단히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각 소방서와 지자체에서는 홀몸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한 주민들에게 주택용 소방시설을 무상 보급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활동 등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아직도 설치하지 않은 주택이 많고 주택용 소방시설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

설 명절이 성큼 다가왔다. 늘 해오던 것처럼 소방은 겨울철 화재 예방에 힘쓰며 안전을 위한 홍보 사항을 추진할 것이다. 이에 부합하여 국민 모두가 자신의 안전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 주시길 당부하며, 주택용 소방시설이라는 용어를 기억할 뿐 아니라 모든 주택에 설치될 수 있게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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