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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업계 대출 연체액 500억→5천700억 2년새 11배↑

나이스(NICE)평가정보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
건설업 대출 연체액은 200억원에서 1천400억원으로 7배 증가

지난 4일 대구 이월드 83타워에서 한 시민이 중구 방향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4일 대구 이월드 83타워에서 한 시민이 중구 방향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매일신문 DB

통화 긴축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대구지역 건설·부동산 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부동산 업종에서는 금융권에서 빌린 뒤 갚지 못한 대출 연체액이 2년 새 11배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인 약 58만개 법인 가운데 대구 부동산업의 전 금융권 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13조1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2월(12조4천800억원)보다 6천9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연체액은 500억원에서 5천700억원으로 약 11배, 연체율은 0.37%에서 4.35%로 3.98%포인트(p) 뛰었다.

대구 건설업 대출 잔액은 2021년 3조3천600억원에서 작년 3조9천500억원으로 2년 새 5천900억원 증가했다. 연체액은 200억원에서 1천400억원으로 7배, 연체율은 0.65%에서 3.55%로 2.9%p 상승했다.

연체율은 부동산업과 건설업 모두 전국 평균을 뛰어넘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업종 대출 연체율은 1.82%, 건설 업종은 1.60%로 2년 전보다 각각 1.07%p, 0.74%p 올라섰다. 특히 작년 대구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7개 시·도 중 제주(3.70%)에 이어 두 번째, 부동산의 경우 세종(12.66%)·울산(6.49%)·강원(5.38%)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업권별로 보면 대출 연체율은 은행권보다 비은행권(제2금융권)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12월 대구의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은행권에서 0.10%, 비은행권에서 8.06%, 건설업의 경우 은행권에서 0.21%, 비은행권에서 5.84%로 나왔다.

부동산업 대출 통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포함하며, 지역 분류는 대출 법인의 본사 사업장 소재지 기준으로 이뤄졌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수년 전 집값이 많이 올랐다가 최근 많이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중개업이나 시행사들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 미분양 급증 등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급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2금융권을 중심으로 PF 충당금 적립 수준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 업계 임원 등과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본 PF(금리가 낮은 1금융권 조달) 전환이 안 되는 브릿지론에 대해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본 PF로 전환된 사업장 중에서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은 경우 과거 경험 손실률 등을 고려해 충당금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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