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현역 물갈이론에…자격 미달 낙하산 공천 걱정

"실망 안긴 곽상도 전 의원 사례, 외부서 와 지역구 관심 없었다"
국민의힘, 전문성 갖춘 외부 인재 영입 강화…TK 지역이해도 없는 공천 우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은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은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연합뉴스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여당이 인적 쇄신 명분을 내걸고 공천 개혁을 추진하면서 현역 물갈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을 대체할 중량급 인재 부족으로 자칫 자격 미달 인사 낙하산 공천 폐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이후 당 내 인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보수정당 텃밭인 영남권 등을 겨냥한 공천 개혁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친윤계·영남권 등 기존 주류 세력은 최대한 자세를 낮추며 사태를 관망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인적 쇄신을 꺼내 들었지만 타깃으로 거론되는 대구경북(TK)은 앞서 매 선거 때마다 현역 물갈이론이 대두되면서 새로울 게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TK내 살아남아 3선 이상이 된 중진 의원은 전체 25명 중 3명에 불과하다.

아울러 인적 쇄신 명분이 있어도 보수 강세 지역에서 경선 대신 현역 의원을 컷오프하고 검증되지 않은 인재를 공천하는 것은 결국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과거 곽상도 전 의원 등의 사례를 들어 낙하산 공천 폐해를 지적하는 분위기다.

곽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경선에서 당내 지역구 교통정리에 따라 선거운동 중 대구 달성군에서 중구·남구로 옮겼다. 이후 당시 현역 김희국 의원이 컷오프된 가운데 당 내 경선을 통과해 본선에서 당선됐고 동일 지역구에서 재선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과 관련해 알선수재,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으면서 여야 사퇴 압박 속에 의원직을 사직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곽상도 전 의원은 외부에서 들어와 공천을 받은 만큼 지역구 관리에 큰 관심이 없었다"면서 "중앙 정치 이슈에 주로 관심을 쏟으면서 지역 현안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게다가 사직으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등 의정 공백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민에게 돌아갔다"라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으로 공천을 받았지만 정작 당선시킨 지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논란 끝에 물러나면서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이 당내 혁신을 위해 내부 인사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정치 신인 위주의 외부 인재 영입 기조를 보이면서 정무 경험과 지역 이해도를 갖추지 못한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적 쇄신은 결국 현역 물갈이로 이어진다. 대구경북 경우 정당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는 현역 의원을 명분 삼을 수 있다"면서도 "현역 컷오프 이후 대통령실 및 검찰 출신 인사를 내려 보내려고 해도 국민 눈높이에 적임자라고 볼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해 보인다. 당무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는 점도 그러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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