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이하 UNRWA) 직원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공격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유엔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일부 직원의 일탈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UNRWA 활동을 의심해 재정 지원을 끊는 나라가 속출하고 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29일(현지시간) 이 의혹에 대한 유엔 자체 조사가 나올 때까지 스위스 외교부는 UNRWA에 대한 기부금 지급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위스가 연간 UNRWA와 팔레스타인 내 비정부기구(NGO)에 기부하는 금액은 2천만 스위스프랑(310억여원)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이번 결정은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지급에 앞서 상황을 더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립국인 스위스는 지원금이 테러 자금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전에 제기됐을 때도 인도주의를 이유로 기부금 지급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이어 UNRWA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자 최근 들어 스위스 연방의회는 기부금 폐지 내지 삭감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
UNRWA 직원들의 하마스 연계 의혹은 지난 26일 처음 제기됐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기습 과정에서 UNRWA 직원 12명이 연루됐다는 의혹 정보를 이스라엘로부터 받아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의 성명이 나오자 미국을 시작으로 선진국이 UNRWA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기부액이 3억4천만달러(약 4천500억원)로 가장 컸던 미국이 추가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고 호주와 영국,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일본 등도 지원 중단에 동참했다.
유엔은 이번 사건이 일부 직원의 일탈 행동이라고 보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을 즉각 해고하고 사실 규명에 나섰지만 지원 중단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의 혐오스러운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야 하지만 가장 위험한 곳에서 인도주의 업무를 하는 수만 명의 UNRWA 직원들을 모두 징벌해선 안 된다"면서 지원 중단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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