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권역별 비례제로 가나…韓 “선거제 개혁 지연, 민주당 때문”

민주, 병립형 내부 반발에 당원 투표 제안…이재명 대표 선호 병립형 회귀로 가닥
병립형 회귀 시 권역별 비례 도입 전망…TK 지역 대표성 띈 비례 의원 탄생
한동훈 "민주, 국민 눈치 안봐…정신 차리고 부끄러워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 개편을 놓고 병립형 회귀와 연동형 유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병립형 권역별 비례제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앞서 병립형을 당론으로 결정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선거제 개혁 지연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의원 단체채팅방에 비례제를 당원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앞서 병립형 선호를 밝혔지만 내부 반발로 결정을 못 내리면서 이 대표 팬덤이 많은 당원 투표 전략을 꺼내든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원투표를 실시할 경우 이 대표가 무게를 두고 있는 병립형 찬성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에 대한 당심이 굳건한 가운데 취임 후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의 입당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 대표 의중을 따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도부 입장에서도 내부 반발을 무시하기보다는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정치적 부담도 덜한 상황이다.

아울러 과반 의석이 넘는 민주당은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보다 적을 시 비례 의석으로 보전해 주는 현 연동형보다 단순 정당 득표율로 배분하는 병립형이 의석 확보 면에서도 수월하다.

연동형 방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의석 수를 미리 정하고 전체 지역구 당선자가 이에 미치지 못하면 모자란 의석 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게 돼 있다. 다만 21대 총선에 한해서는 47석의 비례 의석 중 30석만 연동형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병립형으로 적용했다.

또한 병립형과 함께 거론되는 권역별 비례제는 전국을 수도권·중부권·남부권 3개 권역으로 나눠서 비례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만약 적용될 경우 여야 각각 험지인 대구·경북, 호남 등에서 지역 대표성을 가진 비례 의원이 등장하게 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제 개편을 놓고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이 70일 남았는데 선거 문제를 못 정한 것은 민주당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비례대표로 나오고 싶다는 것과 이재명 대표 진영이 몫을 나눠먹기 쉽게 하려는 부분이 충돌하는 것 아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왜 국민이 그런 눈치를 봐야 하는가. 민주당은 국민 눈치를 보고 있지 않다"며 "정신 차리고 부끄러워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 주위에 그런 사람만 모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민주당 측에서 석패율제를 비롯해 다양한 개혁안을 계속 제시하고 있다"며 "병립형 결정을 미루면서 시간을 끄는 듯한 느낌이다. 대선 공약 파기 문제도 있으니 병립형을 주장하고 있는 여당에 못 이기는 척 끌려가는 상황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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