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마음들이 분주하다. 정당은 정당대로, 후보는 후보대로, 언론과 국민은 또 그 나름의 전망을 가지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똑같은 선거를 두고 처한 입장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과 전망도 제각각이다.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대체로 '정권 심판론'이냐 '정권 안정론'이냐를 총선을 전망하는 보편적인 지표로 활용하고 이해한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진다는 주장에 별로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중간 평가 성격이라면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지표가 될 텐데 과연 표심도 그렇게 나타날까? 이번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국정 운영 평가와 표심 사이의 디커플링 현상이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역대 선거를 복기해 보면 지난 문재인 정부 재임 중반에 실시된 21대 총선은 총선 1년 전부터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안정적으로 40% 중후반대 지지율을 나타냈고 총선 직전에는 지지층 결집이 나타나면서 국정 지지도가 50%를 훌쩍 넘어섰다. 정당 지지율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지금의 국민의힘)보다 약 20%포인트(p) 이상 격차로 우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총선 결과 역시 여당인 민주당 압승으로 나타났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비슷한 흐름으로 나타난다. 대통령 선거 1년 전부터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평가는 긍정 평가가 안정적으로 40%대 중반을 나타내지만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에서 높게 형성되었고, 심판론 vs 안정론 또한 국정 운영 평가와 비슷한 흐름을 형성하였다. 정당 지지율 또한 오차범위에서 서로 붙어 있었다. 대통령 선거 결과는 0.7%포인트라는 초박빙 승부로 나타났다.
그러나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조금 다르다. 총선이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만 어느 정당을 찍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정 운영 평가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표하는 국정 운영 평가는 대체로 긍정 평가가 30%대에 머물고 부정 평가가 60%대로 부정 여론이 2배 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0%대 초중반에서 서로 엇비슷하다. 총선 프레임 인식에서도 심판론이 안정론보다 조금 높긴 하지만 큰 차이가 없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총선 표심은 분리되어서 움직이고, 대통령 평가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선거라는 특징이 나타난다.
디커플링 현상의 주요인은 정치에 대한 비호감과 혐오, 그리고 민주당의 리더십 위기 때문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비호감과 혐오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기대는 이미 접었다. 그러나 반대편으로 눈을 돌려보면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과 리더십 위기 때문에 정권에 실망한 층들이 민주당 지지로 옮겨 가지 못하고 관망층으로 빠져 버린 것이다. 민주당은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띄웠지만 실패했고 선거제에 대한 당론도 결정하지 못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버렸다.
이러한 디커플링 현상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 정당 지지 구도는 대략 3:3:3 구도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무당층의 규모가 비슷하다. 현재 구도에서 어느 정당의 승리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무당층이 제3신당으로 흡수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과거 안철수의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의 정당 지지율이 각각 13%, 8% 정도 수준이었다는 것을 보면 제3신당에 대한 지지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무당층은 정치 무관심층이 대략 3분의 1 정도 되고, 나머지 3분의 2는 정치에 대한 관심 정도에 따라 고관여층과 저관여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중 중요한 것은 고관여층의 표심이다. 이 층은 정치 기사를 찾아서 보면서 투표에도 적극적이다.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심판자적 성향을 띠는 층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층들에 의해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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