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체질 개선이 우선입니다. 그래야 대구문협의 미래가 있습니다"
1961년 경북문인협회로 출발해 1982년 대구문인협회로 창립된 후, 현재까지 대구문인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대구문인협회(이하 대구문협) 제 15대 회장으로 대구 출신의 안윤하 시인이 당선됐다.
대구문협은 지난해 12월 제15대 회장 입후보자 등록을 받았고, 안윤하 시인은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이 내정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열린 대구문협 정기총회에서 정식으로 회장직에 올라, 향후 3년간 대구문협을 이끌게 됐다.
안윤하 신임 회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와 동대학원 석사까지 받은 대구 출신의 시인이다. 1998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시집 '모마에서 게걸음 걷다'를 내고 대구예술상을 수상했다. 여러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한 바 있고, 대구시인협회 사무국장과 대구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22년에는 매일신문에서 매일춘추를 연재했다.
정식 임기를 시작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안윤하 회장은 대구문협의 조직 진단과 함께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안 회장은 "현재 인수인계를 하고 있는데, 시 보조금 예산이 많이 줄어드는 등 대구문협의 재정이 매우 힘들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며 "허리띠를 졸라메야만 한다. 집행부는 무보수로 일을 하고, 회비 미납부나 원로회원의 회비 등 전반적인 회비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재정 내실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개선할 점을 연구하면서도,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 위한 계획도 고심하고 있다. 안 회장은 "문학 특성상 원로 문인들이 많은 것을 감안해도, 2030 문인들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49살의 문인을 '젊은 문학인'으로 소개한 적도 있다"며 "아이디어 공모전을 할 생각이다. 또 대구경북 대학 중 문학 관련 학과를 찾아가 간담회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상서고등학교에서 대구의 사투리로 시를 쓰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응도가 생각보다 좋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임기 내 목표로는 '합동출판기념회'를 언급했다. 그는 "대구문협 내 10~15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한 번에 소개하는 합동출판기념회를 활성화 시키려 한다. 그렇게 된다면 150~200명까지도 참석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2달에 1번 개최를 목표로, 이를 통해 대구문협인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대구의 문학 전반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로 '종합문학관 건립'을 제언했다. 안 회장은 "지금 당장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문학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며 "폐교를 이용해 일종의 '종합문학관'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레지던시를 비롯한 지역 내 문학 관련 협회의 사무실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또 각 학교마다 있는 강당에서는 박물관, 출판 기념회, 낭송회, 시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윤하 회장은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대구문협회장으로 꽃 길을 걷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차기 회장을 비롯한 대구문협인들은 꽃 길을 걷게 해주고 싶다"며 "장기적인 목표로, '꽃 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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