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 고객과의 신뢰가 전통시장이 키워나가야 할 강점입니다. 사람간의 신뢰가 지금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지난 17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만난 이우현 우리종합주방 대표. 그는 칠성시장에서 각 170평, 100평 규모의 주방용품 사업장을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총 270평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이 대표의 시작은 고작 6평에서부터였다. 사업장의 크기가 커지는 데까지는 15년이 걸렸다.
그는 "손님이 점점 늘어나니까 찾는 수요가 많아졌고 '이것 좀 구해달라', '저것 좀 구해달라'하며 오는 손님들에 중고 물건 매입까지 하다 보니 사업장 크기를 키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계속해서 울렸다. 기존 거래처 사람에게 소개를 받아 연락해 온 새로운 고객들이었다.
이 대표는 "고객으로부터 친절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가 장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서문시장에서부터 앞서 내걸었던 것은 '고객은 왕'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중고로 매입한 물건도 직접 A/S를 해주는 등 기존 거래처들과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애썼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런 그에게도 암흑기가 있었다. 1974년부터 19년 동안 서문시장에서 물건 배달을 하던 이 대표는 서문시장 2지구에 가정혼수용품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다 사업이 나날이 번창해 가던 시절 거래처의 연쇄 부도와 사기로 10년 만에 첫 사업장은 도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대표는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매일 같이 찾아오는 체납자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떠밀리듯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두류공원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던 이 대표에게 실명의 위기까지 찾아왔다. 그는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 앞이 보이지 않아 약국에 갔는데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덤덤히 말했다.
노숙자 생활을 하다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 검정고시 동문인 이 대표의 친구가 치료비와 점포를 낼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그는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는 "봉고차를 팔아 생긴 목돈을 이자도 매기지 않고 주기도 하고 집의 방 한 칸을 가족에게 내어 준 은인 같은 친구"라고 전했다.
서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시절 경쟁업자로 있던 동종업체 사장의 도움도 있었다. 자신의 제품을 외상으로 가져가 팔라고 권했던 것. 결국 이 대표가 다시 일어설 수있었던 것은 이런 지인들의 신뢰와 응원 덕분이었다. 이 대표는 "주변의 많은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시작한 주방 기구 도소매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고 그 많던 빚을 모두 청산했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최근의 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암흑기였다. 이 대표는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주변 상점 10군데가 줄줄이 문을 닫을 만큼 전통시장이 위기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역시 코로나 팬데믹의 피해를 피해 가기 힘들었다.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있었던 것은 대표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는 "점포가 두 개에 사람 5명이 일하는데 이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매출을 따지기보다는 하루에 100만원이라도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발로 뛰었다"며 "그렇게 버티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고 앞만 보고 갔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의 계획은 사업장 규모를 조금 줄이고 봉사에 힘을 쏟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는 이웃들을 지원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나에게 삶의 희망을 준 이웃들처럼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중요한 가치를 알려주는 인생 선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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