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FC 전훈 캠프를 가다] 세징야 "무조건 지난 시즌보다 팀 성적 좋도록 하겠다"

지난 시즌 큰 부상으로 아쉬움 커…올 시즌 팀 위한 책임감 강해
'브라질 한국인' 전국적 지명도…은퇴 후에도 '대구맨' 하고 싶다

2024시즌을 기대케 하는 세징야 대구FC 선수. 전창훈 기자
2024시즌을 기대케 하는 세징야 대구FC 선수. 전창훈 기자

세징야(35)에게 2023년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해였다. '갈비뼈 골절'이라는 큰 부상으로 인해 장기 결장을 하면서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팬들에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해였다.

세징야는 "너무 슬펐다. 부상 부위가 더디게 아물면서 브라질에까지 가서 치료를 받으면서 재활해야 했다. 지난 시즌 브라질에 있으면서도 대구FC 소식에 계속 귀기울였다. 팀이 이기면 기뼜고 팀이 지면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그렇기에 올 시즌엔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 첫걸음이 이번 해외 전지훈련이다. 그는 "나이를 한살씩 계속 먹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크게 없다. 무엇보다 올해는 부상이 없어야 한다. 그러면 지난 시즌 몫까지 올해 다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팀으로서는 기존 선수와 새 선수들이 잘 융화돼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다. 신인 선수들이 팀의 스타일과 철학을 원활하게 배우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1년 K리그1에서 팀 최고 성적인 3위를 기록했을 때 같이 뛰던 선수들이 지금은 대부분 다른 팀의 주축 선수로 뛰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들이 지금까지 계속 우리 팀에서 뛰고 있었더라면 우승권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는 것이다.

그의 대구 생활은 어느덧 9년째다. 그 만큼 많은 일을 겪었다. 가장 인상깊은 일은 전 대구시장 집무실에 초청받아 갔을 때 집무실 벽에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는 장면이었다. 그는 "그 때 순간적으로 많이 놀랐는데, 한편으로는 최소한 대구에서 내가 인정받는 축구선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제는 대구를 넘어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브라질 한국인'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브라질에 잠시 있을 때 한국에서 인기로 따지면 '소니(손흥민 애칭) 빼고 다 이긴다'는 농담도 있었다.

세징야는 9년 전 대구에 처음 입단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격세지감'을 많이 느낀다. "당시 대구에서 받은 연봉이 브라질에서 받을 때보다 적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축구와 경험을 하고 싶어 과감한 선택을 했죠. 이제는 국내 프로축구 선수 중 연봉이 가장 많은 선수가 됐다는 것이 놀랍기도 합니다. 지금 위치에 오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하느님의 축복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그는 팀 내 다른 브라질 선수들이 있기에 항상 든든하고 위안이 된다고 했다. 그는 "팀에 저를 포함해 4명의 브라질 동료가 있으니까, 부상 등으로 교체되더라도 팀 경기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원활히 돌아가는 것 같다. 평소 서스럼없이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쉬는 날에는 한 번씩 저녁도 같이 먹으면서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리그 MVP를 내심 바라지만, 국내에서는 우승팀 선수 중에 MVP를 주는 관례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토로했다. 세징야는 영원히 '대구맨'으로 남고 싶어한다. 은퇴 후에도 대구에서 계속 일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귀화도 생각하지만, 한국어 회화가 너무 어렵다고 넋두리를 했다. 세징야는 "이번 전지훈련이 끝나면 다시 한국어 회화를 공부할 생각"이라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