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줄어드는 매출을 증대 시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팝업'을 선택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증하자 온라인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방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 중 업종별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온라인이 전체 50.5%를 차지했다. 백화점은 17.4%로 2위다. 그 다음으로는 편의점(16.7%), 대형마트(12.7%), 준대규모점포(2.7%)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금의 백화점은 쇼핑을 넘어 고객에게 이색 경험까지 선사할 수 있어야 고객을 모을 수 있다"며 "백화점 업계는 복합문화공간을 지양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이하 팝업)'를 언급하며 "별도의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백화점을 방문한 김에 함께 즐길 수 있는 팝업을 열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팝업으로 고객이 백화점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백화점(현대·롯데·신세계)에서는 음식, 의류, 굿즈 등 다양한 주제의 팝업을 열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팝업은 백화점 내 자투리 공간을 채우는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엔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앵커 테넌트(쇼핑몰에 고객을 끌어모으는 핵심 점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더현대 서울 팝업 제품 구매 고객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관계자는 "팝업이 MZ세대 고객 집객을 끌어올리면서 같은 기간 더현대 서울 전체 매출 중 20~30대 비중은 55%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15개 점포 평균(24.8%)과 비교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며 백화점 큰손으로 MZ세대가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열성적인 팬덤을 지닌 게임·캐릭터·웹툰이나 아이돌 등 IP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 광장'을 팝업 전용 공간으로 활용해 대형 체험형 팝업을 선보이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아트리움에서는 지난해 ▷라인프렌즈(4월) ▷포켓몬(2월, 5월) ▷제임슨 디스틸러리 온 투어(8월) ▷쿵야 레스토랑즈(11월) 등 30개가 넘는 팝업을 선보였으며, 모두 일 평균 1만 명 이상 방문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트리움 이용 고객의 50% 이상이 2030세대로 확인되고 있다"며 "향후 체험 요소를 강화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MZ세대 고객 유치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8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 업계 최초로 팝업 전용 공간인 '더 스테이지'를 열어 일찍이 팝업 운영에 주력하고 있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팝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총 36번의 팝업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선보인 그룹 '세븐틴'의 '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팝업에서는 세븐틴 관련 다양한 공식 상품 판매가 이뤄졌는데, 전체 구매고객 수는 약 1만 명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구매 고객 중 백화점을 처음 방문한 신규 고객은 75% 수준으로 팝업 운영이 신규 고객 유치 효과까지 가져다 준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10일간 팝업기간 동안 판매한 매출액은 약 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3사 모두 향후 지속적인 브랜드 및 아이템 협업으로 팝업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등으로 가계 소비 위축이 계속되고 있어 오프라인 리테일로서는 온라인과 차별화되는 전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시점"이라며 "더욱이 트렌드의 변화는 빠르기 때문에 1~2주 짧게 운영하는 임시매장 형태의 팝업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화점 업계 모두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담아내는 팝업 시도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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