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날 사저 앞 모인 지지자들 "탄핵 억울함 풀려야"

지난해 이어 방문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박 전 대통령 공로 잊지말자"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생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 김유진 수습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생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 김유진 수습기자

2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 박 전 대통령 생일을 맞아 모인 지지자 100여 명은 사저 앞에서 생일 축하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 생일을 맞아 6개 보수단체와 지지자 등 1천여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던 풍경과 달리 올해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대구행동하는우파시민연합 회원 약 50명은 사저 앞에서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초를 불고 애국가를 부르며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대구행동하는우파시민연합 관계자는 "대구 시민으로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러 왔다. 박 대통령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러 온 인근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유가읍 주민 전모(75) 씨는 "대통령이 감옥살이를 하며 말도 못하게 고생했다. 마음이 참 아프다"며 눈시울까지 붉혔다. 또 다른 주민 김모(60) 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하다가 생신을 기념해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어서 왔다. 혼자만의 삶을 살기엔 아직 젊으시니 사회 정의와 공정을 위해 정치인들을 향해 조언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발의 외국인도 지지자들 사이에 섞여 박 전 대통령 생일을 축하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온 윌리엄(74) 씨는 "한국인인 부인과 함께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며 "아내를 따라 다니다보니 한국을 걱정하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고 항상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인인 김명희(72) 씨는 "미국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식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정치가 이렇게 무너져선 안 된다는 생각에 작년에 한국에 들어와서 집회 활동도 참여하며 애국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구국총연맹은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를 촉구하며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릴레이 발언을 하고, 쌍계오거리 인도에서 사저까지 행진했다. 최우원 구국총연맹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억울함이 풀려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해야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김유진 수습기자
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김유진 수습기자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생일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등 구호를 외쳤고, 사저 출입문 쪽을 바라보며 박 전 대통령이 나오길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얼굴 한번만 비춰주면 안 되느냐" 등 아쉬운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정오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사저를 찾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만나지는 못했다. 황 전 대표는 "조촐하게 생신상이라도 올리고 싶어서 방문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하신 일들 잊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의 뜻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전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고생이 많으시다. 박 전 대통령의 공로와 기여, 아픔, 억울함을 다 알고 있다. 그런 마음을 모아서 잊지말고 박 전 대통령을 챙기자"고 격려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집회는 물리적 충돌 없이 오후 4시쯤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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