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대전환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농업의 수도'로 불리는 경북 상주가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농업 수도 상주의 명성을 지키고, 더 큰 상주 농업을 열기 위해 'K-디지털 농업'을 선언한 것.
상주는 K-디지털농업 핵심도시로 도약하고,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농업 정보의 빅데이터 기반 구축과 함께 정보통신기술의 농업 분야 확대 등 디지털 농업 혁신 기반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이 같은 농업혁신 바람은 고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젊은 농업인들이 상주를 찾는 성과도 내고 있다.
상주 K-디지털농업 혁신의 핵심은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경북농업테크노파크이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국내 농업과 농촌은 이미 고령화와 공동화가 심화됐고, 고질적 인력난과 농업 지식 및 기술의 한계, 이상 기후 등으로 농업 붕괴 우려마저 낳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농업 위기 상황에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해 농업의 자동화·정밀화·무인화로 무너져 가는 농업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대체 농업이 바로 스마트 농업이다.
이러한 시대적 위급 상황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다. 상주시 사벌국면 일대 42.7㏊ 부지에 1천738억원이 투입됐다. 전국 4대 혁신밸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주요 시설로 청년창업보육센터, 실증단지, 빅데이터센터, 임대형 스마트팜이 있으며 청년농촌보금자리, 문화거리, 기존 농업인용 임대형 스마트팜 등의 연계시설을 갖췄다.
이 가운데 문화거리와 기존 농업인용 임대형 팜은 올해 마무리 공사를 거쳐 문을 열 전망이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핵심은 스마트팜 확산 기반 마련과 스마트팜 기술 향상, 농업혁신 인재를 양성하는 청년창업보육센터와 실증단지다.
청년창업보육센터는 딸기·토마토·오이·멜론 분야의 20개월 과정으로 매년 18세~35세 청년 52명을 선발해 스마트팜의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보육센터 수료 후 스마트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에게 재배역량 강화·경험 축적·창업자금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대형 스마트팜을 운영 중인데, 10개 팀 30명이 스마트팜 기술을 현장에서 실현하고 있다.
주거부담을 줄여 주고, 문화·여가 등 안정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청년농촌보금자리는 공공임대주택 28호, 커뮤니티센터 1개동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 창농비율 가파른 증가
청년농부는 미래농업의 핵심으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농업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체 수료생 중 절반이 넘는 52%가 창농으로 농촌에 정착했다. 창농 비율도 매년 늘어 2019년 19%였던 수료생의 창농 비율이 2021년에는 72%로 약 2.5배 증가했다.
창농 청년 10명 중 8명 꼴로 경북에 정착했다. 그 중 53%가 상주에 터를 잡았다.
창농 청년의 농가 소득도 크게 늘었다. 연간 농가 순수익이 6천327만원으로 청년 중위소득 대비 2.7배 수준이다. 오이·토마토 농가의 경우 기존 농가 대비 2~3.4배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팜 영농 기술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입증된 셈이다.
조성광 상주시 스마트농업과장은 "스마트팜 혁신밸리 운영이 안정화되고, 교육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창농의 성공 사례가 확산되고, 농가 소득도 높아 청년 창농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청년농 창업지원하는 농업스타트업단지도 눈길
상주시는 함창읍 금곡리 일원 국공유지 4.46㏊ 규모 부지에 창농 지원을 위한 농업 스타트업단지를 조성해 스마트팜 확산 및 청년농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증단지의 경우 스마트팜 기자재 및 기술의 실증을 통해 농산물 품질 향상과 기자재 국산화, 스마트팜 기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위탁 운영 중이며 국내 대표 기술·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21개 기업을 유치했다. 모집을 100% 완료한 것.
농가 생산성 향상 지원 등 데이터 중심의 과학영농 기반을 조성하는 빅데이터센터는 포항테크노파크가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尹도 큰 관심…국내외 벤치마킹 잇따라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국내외 방문 견학이 늘면서 대외 이미지도 크게 높이고 있다.
실제로 2022~2023년 스마트팜 혁신밸리 방문 및 견학 인원이 248건, 4천905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강원·충청·경기권역의 9개 지방자치단체장도 방문해 벤치마킹을 했다.
같은 기간 외국에서 찾아온 방문객도 23건, 267명으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대한민국 혁신 농업 1번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원예센터 한국사무소와의 협업, 네덜란드 선진 스마트농업 연수, 일본 스마트팜 전문 경영인 초청, 스마트농업 국제심포지엄 개최, 혁신밸리 입주기업의 해외기술 파견 등 국외 교류를 통한 스마트팜 기술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전국 4대 혁신밸리 중 최초로 '경북상주스마트팜혁신밸리', '상주드림팜' 등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수준에 이른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는 2022년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상주의 스마트농업은 관련 법률 제정으로 큰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6월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스마트팜 확산 정책을 법적으로 뒷받침된 것이다. 올해 7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스마트팜 농업의 성공적 정착과 확산에는 선결과제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농업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스마트팜 확충 기반 조성이다.
허정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팜 도입 농가의 61.1%가 관련 교육의 이수 경험이 없으며 스마트팜 미도입 사유 역시 운영기술의 미흡이 가장 높은 원인"이라며 "교육을 받는 대상과 품목을 확대해 적극적인 스마트 농업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팜 확충을 위해 국공립 연구기관 및 정부 출연 연구소 등과의 연구 협업체계도 확대 돼야 하며 선도 농가간 역량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및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립순천대학교 산학협력단 신창선 교수는 "앵커기업 유치로 스마트 농산업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돼야 하며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운영 전담 조직화, 안정적인 운영예산 확보를 통한 자립화도 조기에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농업의 자존심 경북농업테크노파크
경북농업테크노파크(현재 명칭은 경북농업기술원)은 상주가 경북의 쟁쟁한 자치단체와 치열한 경쟁 끝에 유치한 경북 농업의 '자존심'이다. 지난해 4월 사벌국면 삼덕리와 화달리 일원 이전부지에서 청사 이전 기공식이 열렸다.
경북농업테크노파크 이전 사업은 사업비 2천741억원으로 부지면적 97만여㎡, 건축 연면적 4만㎡, 지상 3층의 본관동과 27개 부속시설을 갖춰 2026년 말 완공 예정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신청사는 첨단 연구시설과 지원시설을 갖추고, 경북과 상주농업의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위한 혁신의 전진기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대전환의 시대에 맞춰 상주와 경북의 첨단농업을 선도하며 농업의 테크노파크로서의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할 계획이다.
경북농업테크노파크는 대한민국 미래농업과 지방시대 농업기술의 구심점이다.
농업 대전환을 통해 농업을 규모화·기계화·전문화하고, 농업기술을 전기·전자 등 첨단기술과 융·복합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품종 육성 및 신기술 개발, 맞춤형 현장기술 지원, 농업 전문인력 양성 등 중점 업무는 물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귀농·귀촌인, 청년 농업전문가 교육 및 컨설팅 등의 지원을 담당한다.
또한 치유와 체험, 관광 등 농촌 힐링공간 조성을 통한 농촌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경북농업테크노파크는 상주와 경북, 대한민국 농업 대전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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