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는 사업장에 쌓여 있던 식용유로 인해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3일 문경시 및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1일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돈까스, 탕수육, 양념육류 등 제조하던 곳이다.
이날 화재로 공장 건물 1동이 전소됐는데, 요구조자 수색을 위해 건물로 들어갔던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 등 2명이 화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졌다.
순직한 두 소방관이 인명 수색 등을 위한 진입한 건물 3층 높이의 2층 작업장에는 튀김기를 비롯해 업소용 18리터짜리 식용유 180여 통(약 4.5t)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설 명절 대목을 맞아 작업량이 늘고, 육가공에 많은 양의 식용유가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일 30명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공장 내부 CCTV 영상이 저장된 서버를 분석한 결과 공장 3층 튀김기에서 최초로 불꽃이 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3층 튀김기에서 시작된 불이 식용유 쪽으로 번지면서 식용유 용기가 가열됐고, 그 압력으로 인해 용기들이 연쇄 폭발해 화재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4.5t 식용류가 폭발하면서 번진 건물의 화재는 소방당국의 진화작업도 더디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소방 관계자는 "당시 4.5t의 식용유가 공장 1~3층에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확히 몇층에 얼마만큼의 식용류가 있었는지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 현장에서는 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합동감식에는 소방청, 경북소방본부, 국립소방연구원, 문경소방서, 문경경찰서, 소방기술원,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국과수, 경북화재합동조사단,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감식반은 화재의 최초발화 지점 및 화재원인, 순직한 소방관의 사고경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최진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합동감식에 앞서 브리핑을 갖고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화재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왜 발생했는지 등에 대해 경찰, 국과수, 소방, 전기안전공사, 화재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할 예정"이라며 밝혔다.
경찰은 내부 3층 튀김기와 환풍기 정상 작동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정확한 화재원인이다. 최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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