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 EPL 두 코리안리거 황-손, 아시안컵 4강 극적 견인

동점골 역전골, 주연과 조연 역할 번갈아가며 ‘환상 콤비’
풀리지 않던 경기의 해법을 두 선수가 절묘하게 찾아내
호주의 전략적 실패, 1-0에서 지키는 경기하려다 역전패

동점골과 역전골을 합작한 황손(황희찬-손흥민)의 포옹. 연합뉴스
동점골과 역전골을 합작한 황손(황희찬-손흥민)의 포옹. 연합뉴스

"동점골 손조황주(손이 조연, 황이 주연), 역전골 황조손주(황이 조연, 손이 조연)"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손흥민 12골 3위, 황희찬 10골 6위)으로 맹활약 중인 두 코리안 프리미어리거가 대한민국 대표팀을 2023 아시안컵 4강으로 이끌었다. 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 완성의 완벽한 브로맨스 두 주인공이 된 것. 대한민국의 믿음직한 황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황손은 밀어주고 끌어주고 끝장내는 진수를 보여줬다. 동점골은 패색이 짙어가는 절망적 상황에서 터졌다. 2분 안에 골을 넣지 못하면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어 '8강에서 탈락'이라는 안타까운 뉴스가 대한민국 언론에 도배될 뻔 했다. 하지만 캡틴 손흥민은 패널티 박스 안에서 영리하고 기민한 동작으로 상대 팀 선수의 명백한 반칙을 이끌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황희찬은 자신있게 "내가 차겠다"고 했고, 대포알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첫골은 주연, 두번째 골은 조연을 자처했다. 패널티 박스 밖에서 안으로 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호주 수비수는 돌파를 막기 위해 황희찬의 허벅지 쪽에 발을 들이댔고, 반칙이 선언됐다. 패널티킥은 아니지만 박스 왼쪽 바로 위 프리킥을 얻어낸 것. 역전골은 손흥민이 일궈냈다. 옆에 이강인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직접 왼쪽 골대 안쪽을 노려 감아 찼고, 호주 골키퍼는 점프해서 손을 뻗었지만 막을 수 없는 곳에 그대로 꽂혔다.

역전골을 넣은 주장 손흥민과 동점골의 주인공 황희찬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연합뉴스
역전골을 넣은 주장 손흥민과 동점골의 주인공 황희찬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연합뉴스

주장 손흥민은 영국 EPL에서도 몸값이 700억원대 달하고, 국민적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황소' 황희찬은 이번 경기로 인해 EPL 뿐 아니라 대표팀 안에서의 위상도 남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골 결정력이 제일 뛰어난 데다 몸을 사리지 않는 저돌적인 돌파로 손흥민과 함께 상대팀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팬들은 황희찬이 혹시나 부상을 당할까봐 걱정하는 상황이다. 황희찬은 4강, 결승전에서도 어떤 결정적 역할을 할 지 기대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