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고향인 취업준비생 김도현(25) 씨는 이번 설 명절을 혼자 보내기로 했다. 이미 지난 2년 동안 네 번의 명절을 혼자 보낸 그는 올해도 고향 방문 대신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김 씨는 "언제든 볼 수 있는 가족이고 취업 준비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하니 어른들도 이해해주는 분위기"라며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 속편히 명절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 한파가 계속되고 고공행진 하는 물가 탓에 생활비를 벌려는 등 갖가지의 이유로 귀경길에 오르는 대신 나홀로 조용히 보내려는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을 통해 전국 20대 이상 남녀 2천명 대상 설 명절 계획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 설 명절 연휴에는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률이 51.2%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홀로 조용히 쉬고자하는 경향성이 더욱 짙어졌다. 지난 추석 설문에서는 '고향이나 부모님·친척 댁을 방문하겠다'는 응답률이 각 30.0%, 46.0%로 응답률 1위였던 반면 올해 설은 31.3%만이 고향 및 부모님·친척댁 방문을 하겠다고 답했다.
◆"혼자여도 배는 든든하게"…푸짐한 가성비 도시락 출시
설 명절을 약 닷새 앞두고 편의점 업계들은 늘어나는 '혼명족'을 겨냥해 삼각김밥·도시락 등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명절용 간편식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갑진년 설날을 맞아 '혼명족'을 위한 '새해복많이받으세용 도시락'을 출시했다. 명절 대표 메뉴인 소불고기, 잡채, 모둠전, 나물, 명태회 등 9찬 구성의 명절 한상 차림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명절을 겨냥한 제품 출시는 말 그대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GS25의 설날 도시락의 경우 출시 직후 도시락 매출 1위에 올라섰다. 명절 연휴 기간에는 2위 도시락과의 매출 격차를 2.1배 벌리는 등 독보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차례상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GS25는 명절 물가 안정 취지를 담아 도시락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쿠폰 규모만 총 18만장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4억5천만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GS25는 현금인출기 인프라를 점검하고 안전상비의약품 등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긴급 금융, 응급 구호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GS25는 명절 연휴 기간 각 종 편의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현금인출기, 안전상비의약품 수요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 연휴 기간 GS25의 현금인출기 이용 건수와 안전 상비 의약품 매출은 직전 주 동기 대비 각각 98.7%, 73.9% 급증했다는 게 GS25의 설명이다.
이마트24 역시 설 명절을 앞두고 해물완자, 오색모둠전, 김치전으로 구성된 전 3종과 도라지볶음, 고사리볶음, 시금치무침, 볶음김치 등 9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값진명절도시락'을 선보였다.
이번 '값진명절도시락'에는 신품종 '미호쌀'을 사용해 눈길을 끈다. 미호쌀은 간편식, 편의점 도시락에 적합하도록 개발한 쌀로, 냉장·냉동 보관 후 전자레인지에 데워도 적당한 수분감과 찰기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갓 만든 잡채의 맛을 내기 위해 참기름을 동봉하고 갈비 식감을 높이도록 돼지고기 두께를 조절해 조리하는 등 간편하고 값싼 도시락임에도 질 높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이밖에 모바일게임 '드래곤빌리지'와 협업해 '용기든든 떡만둣국정찬도시락'과 '용기샘솟는 떡만둣국' 등 설 명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들도 판매한다.

◆명절 음식에 더해 혼술족을 위한 도시락도
편의점 CU는 명절 대표 음식인 소불고기를 메인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정식 도시락 '설날 궁중식 소불고기 도시락'을 내놨다. 이밖에도 더덕 무침, 고사리나물 등 삼색 나물 반찬을 더했다.
갖가지 전과 튀김도 담았다. 고추 튀김과 오미산적, 깻잎전, 해물부추전 등 5종의 전도 담아 명절 분위기를 도시락 한판에 그대로 담아냈다.
세븐일레븐도 MZ세대 위주로 혼명족 늘고 실제로 연휴 기간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증가하면서 인기배우 주현영을 모델로 한 명절 도시락 2종을 출시했다. 더불어 카카오페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명절 도시락 2종 중 하나인 '청룡해만찬도시락'은 가정식 소불고기와 너비아니를 메인으로 명절에 많이 먹는 전과 나물로 구성한 도시락이다. 흑미밥에 소불고기, 너비아니와 함께 계란말이, 어묵볶음,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등 다양한 나물과 오미산적, 부추&김치전, 두부전 등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식들로 구성했다.
또 다른 도시락인 '청룡해모둠전&김치제육'은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식에 더해 술 안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세븐일레븐의 설명이다. 두부전과 김치제육을 포함해 해물부추전, 김치전, 도톰한 동그랑땡을 함께 구성해 연휴 동안 막걸리나 소주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세븐일레븐은 명절 도시락 2종 출시를 기념해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까지 새로 출시한 '청룡해만찬도시락'과 '청룡해모둠전&김치제육', 앞서 출시한 '제일맛집사골떡만둣국'까지 3종의 명절 간편식을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시 20% 현장 할인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연휴기간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고객이 계속 늘고 있다"며 "혼명족이 도시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알차고 풍성한 명절 도시락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