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총선 공천과정에서 대통령실 출신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텃밭'의 경쟁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후 전당대회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을 통해 당을 완전히 장악한 '제1호 당원'의 의중이 공천과정에 반영되지 않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의 핵심이 될 참모들이 공천과정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역들에게 판판이 나가떨어지는 상황을 윤 대통령이 수수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밤 방송된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총선 공천을 포함해 여당 당무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실 참모 출신이라고 해서 공천에서 특혜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내 공천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에 대한 후광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후광이 작용하겠습니까"라며 "대통령실의 후광이라는 게 있기 어려울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총선에 나선 참모들에게 특혜라고 하는 것은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렇게 해줄 능력이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만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출신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보수정당 '텃밭'에선 '윤심 작용'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대통령실 출신들이 지역구에서 경선에 나설 경우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역 의원들을 정리하는 작업에 윤심이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경북의 한 현역 의원은 "대통령실 출신이라는 이력만으로 지역구에서 4년을 누빈 현역 국회의원을 경선에서 이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통령실 참모들이 출마한 지역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 컷오프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계파 간 공천학살이 자행된 보수정당에서 그동안 현직 대통령이 직접 공천개입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다는 점도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일체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실제로 본인이 직접 나선 적은 없다"며 "현직 대통령의 의중을 여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는 인사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천관리위원회가 애초 경선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해 공개할 때와 달리 점점 더 정성평가 요소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도 '용산' 출신 경쟁자를 둔 예비후보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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