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집권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유럽과 미국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는 미국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하고 미국과 유럽의 군인을 위험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토의 안보에 관한 무모한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뿐"이라며 "세계에 더 많은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 대선 후보 경선에서 "그들(나토)이 '돈(방위비)을 안 내도 미국이 우리를 보호할 건가'라고 물어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더니 믿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큰 나라의 대통령 중 한명이 '러시아가 나토를 침략하면 우리가 돈을 내지 않더라도 미국이 우리나라를 방어할 것인가'라고 물었다"며 "난 '그렇게 하지 않겠다. 실은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걸 하도록 부추기겠다. 돈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에 나토 회원국이 안보 문제에 대해 미국에 '무임승차'한다고 압박하면서 방위비 추가 분담을 강하게 요구해 갈등을 빚었다.
독일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토의 연대 원칙을 강조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독일 외무부는 이날 엑스에 해시태그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StrongerTogether)와 함께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 이 나토의 신념은 앵커리지(미국 알래스카 도시)부터 에르주름(튀르키예 도시)까지 인구 9억 5천만 명 이상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라고 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더 많은 전쟁과 폭력에 대한 청신호를 주려고 한다"며, 이는 "끔찍하고 위험하다"고 직격했다.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피터 리케츠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나토가 마치 '국내총생산의 2% 비용을 지불하면 방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트리 클럽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는) 나토 동맹국간의 신뢰를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라디슬라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동맹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나토 전체를 약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떤 선거 운동도 동맹의 안보를 갖고 장난치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얀 리파브스키 체코 외무장관은 "나토는 북미-유럽간 동맹과 유럽 동맹국들이 수행하는 억제·방어 활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세계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는 국방 예산을 늘리고 대부분 미국에서 비롯된 새로운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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