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유지와 비례 위성정당을 공언함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도 비례대표만을 노린 소위 '떴다방'식 정당이 난립할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권자가 받아 들 투표용지의 길이도 70㎝가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해외 언론이 '토픽감'으로 다룰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50개 정당이 등록돼 있다. 또 창당준비위원회를 설립한 곳도 10개에 이른다. 이들이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투표지에는 60개 정당이 이름을 올려 투표지 길이는 위아래 여백(6.5㎝)과 기표란 높이(1㎝), 구분 칸 높이(0.2㎝) 등을 합해 78.1㎝에 이른다.
이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 역대 최장이 된 21대 총선 투표지(48.1㎝)보다 무려 30㎝나 긴 것이다. 21개 정당이 후보를 낸 20대 총선은 33.5㎝, 20개 정당이 참여한 19대 총선은 31.2㎝였다. 이 정도 길이여도 유권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70㎝가 넘을 것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
문제는 또 있다. 선관위가 이번 총선을 대비해 제작한 신형 투표지 분류기의 사용 한계 용지 길이는 46.9㎝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이 35개를 넘으면 사용할 수 없다. 또 투표지 개수를 세는 심사계수기의 사용 한계도 50개 정당, 66.1㎝이다. 예측대로 이번 총선 투표용지 길이가 70㎝를 넘으면 개표는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개표 시간도 21대 총선보다 2시간 이상 늦춰질 전망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21대 총선에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내건 명분은 '다양한 정책과 이념에 기반한 군소정당의 의회 진출'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일은 위성정당의 난립과 유권자 혼란, 자질 미달 '정치꾼'들의 국회 진출이었다. 22대 국회도 똑같은 난장판이 예고되고 있다. 이렇게 한국 정치의 저질화는 고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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