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올해 대구시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역의 미래가 걸린 일인 만큼 홍준표 대구시장은 모든 행정력을 결집해 총선 전에 SPC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대표 건설사로 꼽히는 ㈜서한은 지난 2022년 상반기쯤 특별법 제정이 가시화되자 본사 1층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설계, 토목, 건축, 개발 파트장을 중심으로 '대구신공항TF'를 만들었다. 전 직원의 명함에 '서한과 함께 대구경북 신공항'이라는 로고를 넣어 임직원 각자가 영업사원이라는 신념을 갖도록 했다. 신공항TF를 이끌고 있는 박규학 기술혁신본부장을 만나 SPC 구성과 지역 업체 참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신공항 프로젝트가 대구경북에 미치는 영향과 서한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은 대구경북이 생긴 이래 최대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공항과 후적지, 도로망을 모두 고려하면 산업 유발효과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청년층의 외부유출과 인구감소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신공항 프로젝트는 지역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엄청난 경제효과의 수혜가 지역으로 얼마나 돌아오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동집약적인 건설산업의 특성상 대구 건설사들이 중심이 되어 신공항 사업에 많이 참여할수록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게 된다. 서한은 지역 대표 건설사로서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대구경북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TF는 어떤 계기로 구성되었는지, 그동안 무슨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바란다.
▶서한은 오래전부터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져왔고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참여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TF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 아래 매주 군부대 이전 등 사례를 연구하고 각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이나 대구에서 주최되는 각종 설명회와 간담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대구시 담당 부서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올해 SPC 설립 시기에 맞추어 조직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당면 과제는 SPC 구성과 지역업체의 참여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금융기관, 대형 건설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0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기 때문에 조 단위의 PF를 일으킬 수 있는 대형 건설사와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는 PF를 일으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대형 건설사들도 PF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다양한 대형 건설사들이 그랜드 컨소시엄을 이루고 여기에 지역 건설사도 참여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 최대현안으로 꼽히지만, 외지업체의 잔칫상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서한만의 전략과 접근법이 궁금하다.
▶대형 건설사들이 대구경북 아파트 건설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넘어 SOC 공사마저 쓸어 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지역업체라서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할 충분한 자금력과 실적을 겸비한 기업으로서 지역 우수업체들과 함께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역업체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민자 사업이기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선 출자 능력이 중요하다. 서한은 오래전부터 SPC 내에서 최대한의 지분을 확보할 자금력과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지역 건설업체는 토목분야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공항건설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를 극복할 방안이 궁금하다.
▶서한은 신공항과 관련해서 이미 공항, 철도, 도로, 택지조성에 대한 다수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공항건설과 후적지 개발에 적합한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특히 공항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은 LH의 각종 도로시공 및 택지조성 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모두 12회에 걸쳐 우수시공업체로 선정되며 토목분야 경쟁력을 입증했다. 공사 진행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우수한 협력업체 풀 확보는 준비를 마친 상태로 원활한 파트너십과 기술협의를 통해 실행 시뮬레이션도 계획 중이다.
-지역 업체가 공항 건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대구시나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 실무진이 보기에 어떤 정책들이 도입되면 좋을지 설명바란다.
▶대구시가 서울에서 주최한 신공항 건설에 관한 투자설명회에 대부분의 대기업이 참여했다. 이런 설명회는 전례가 없었고 정치·경제계 유명인사들도 모습을 비추면서 대구시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지역 경제의 부활과 지역 건설의 도약을 위해서 다시 없을 기회인 만큼 대구 지역 건설업체에 대한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기업들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에 참여할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더라도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신인도와 자금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 법적, 제도적으로 지역기업의 참여비율을 늘리는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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