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영그룹 매출 줄어드는데 이중근 회장은 회삿돈으로 '직원 복지'?

‘출산 시 1억 지원’ 부영 파격 복지에 비판…"부실 시공·하자 보수에 신경써라"

부영아파트 BI. 부영그룹 제공
부영아파트 BI. 부영그룹 제공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하자 투성이인 아파트 시공 능력을 개선한 생각은 안하고 회삿돈으로 직원 복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을 보니 횡령과 배임으로 구속됐던 과거가 떠오릅니다."

부영그룹이 출산 직원에게 자녀 1인당 1억원을 지급한다고 복지 혜택을 밝혔지만 오히려 입주자와 소송을 벌이고 하자 보수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그동안의 피해가 집중 조명 받고 있다. 부영으로부터 부실 시공과 하자 등으로 고통을 겪는 입주자들은 이중근 회장을 향해 "'배임횡령 전과자'가 소비자 피해는 외면한 채 회삿돈을 직원에게 퍼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5일 '2024년 시무식'에서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에게 인원제한 없이 아이를 낳을 때마다 일시불로 1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셋째까지 출산하는 가정에는 3억원 또는 영구임대주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알리며, 이날 약 70 명의 직원에게 총 70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수여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내놓은 파격적인 혜택에 "국가보다 낫다", "애국자다" 등의 옹호와 칭찬 댓글이 나왔지만 반대쪽에서는 "부실 기업 오명 먼저 벗어야한다", "하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영이 그간 부실 시공 및 하자, 보수 등 임대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논란을 이어온 데에서 나온 비판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7년 동탄2신도시 아파트다. 부영은 당시 시공한 아파트 약 1천300가구에서 7만 건 이상의 하자 건이 발생하며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분양전환을 두고 발생한 입주민과의 갈등도 오래전부터 지속돼 온 일이다. 2008년 부영이 공급한 임대아파트의 입주민들은 분양전환 가격이 부풀려졌다며 공식 모임을 발족했는데, 당시 칠곡∙춘천∙강릉∙청주∙정읍∙진해∙김해 등 지방 곳곳에서 입주민들이 모였다.

이 부영연대는 이번달, 활동 시작 후 12년이 지난뒤에서야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하며 모임을 해산했다. 부영은 이 사건으로 승소원고별로 최대 약 1천200만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경북 지역에 위치한 임대아파트 입주민들과의 또다른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부영은 분양전환 전 벽지, 장판과 같은 소모성 자재를 보수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고 1심에서 패소했다.

전남에서도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임대한 지 6년가량 된 아파트의 마루, 화장실 타일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임대 시작 후 1천500가구에서 접수된 하자보수 신청 건수는 약 1천90건으로 부영은 오는 4월까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대 시작 후 수년째 공사가 이어지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입주민들은 공사 소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고 호소하며, 1가구당 보상금 100만원과 임대료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장의 직원 복지에 대해 비판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금'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제대로 된 시공과 하자 보수를 위해서 건설기업은 탄탄한 자본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부영그룹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부영주택 매출은 큰 폭으로 줄어들은 상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 매출은 2020년 2조4천559억원에서 2021년 1조6천745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에는 5천565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하면서 1천6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회사에서 오너인 이 회장이 복지를 언급하며 70억원을 직원에게 지급한 상황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황당하다는 것. 한 입주자는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회사에서 직원에게 수십억씩을 퍼줄 돈이 있으면 하자나 빨리 보수해주고 부실시공을 막는데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하자 보수 시스템을 개편하고 임대주택전문관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시무식에서 발표한 사업 방향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이어 "시무식 이후 나온 (하자 등 부실 시공 및 분양전환 논란과 관련한) 새로운 발표는 따로 없으며, 나라에 기여하고자 내놓은 제안이니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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