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시민의 날'과 '시민주간'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

2월 21일은 자랑스러운 대구정신을 상징하는 「대구시민의 날」이다. 이날은 한말 대구에서 주도해 전국적 국민운동으로 승화된 주권수호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다. 국채보상운동은 한국 식민지화를 위해 일제가 강요한 국가 채무를 갚고자 전 국민이 함께한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운동이자 최초의 여성운동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2017년 10월 30일)되어 대구의 소중한 자산이자 세계인이 기억하는 모두의 문화유산이 되었다. 대구시는 여러 차례의 설문조사와 전문가 포럼, 시민토론회 등 다채로운 의견 수렴 방식을 통해 대구시민의 날을 2월 21일로 제정하였다.

그리고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등 역사적인 대구정신에 대한 자긍심 고취와 지역 정체성 제고를 위해 2017년부터 「대구시민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2월 21일부터 2월 28일까지 개최되는 대구시민주간은 뚜렷한 역사적 근거를 보유하고 있다. 1907년 2월 21일에 국채보상운동을 본격화하였고, 1915년 2월 28일에는 조선국권회복단을 결성했으며, 1960년 2월 28일에는 2·28민주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는 모두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역사적 의거로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대구시민주간의 출발은 2월 21일 대구시민의 날이다. 그리고 시민주간이 마무리되는 2월 28일은 2·28민주운동 기념일이자 조선국권회복단이 결성된 날로 250만 시민의 자긍심과 애착심을 드높일 수 있는 큰 의미가 있는 날이다. 조선국권회복단은 일제강점기 국권을 되찾기 위한 비밀결사단체로서 훗날 광복회의 뿌리가 된다. 조선국권회복단은 앞산 안일사에서 결성되고, 광복회는 달성공원에서 결성되었다. 모두 대구지역에서 태동한 것이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민주운동은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전개한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서 대구경북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2018.2.6.)되었다.

국채보상운동과 조선국권회복단, 그리고 2·28민주운동의 정신은 바로 대구의 정신적 자산이다. 국채보상운동을 통해 '자주정신'을 생각하고, 조선국권회복단을 통해 '애국정신'을 드높이고, 2·28민주운동을 통해 '실천적 민주정신'을 되새길 수가 있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대구정신을 공유·확산하고 재도약의 추동력으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제8회째를 맞이한 대구시민주간은 '열린 대구, 위대한 대구정신으로!'라는 슬로건하에 '대구 역사 바로 알기' '시민과 함께하는 대구정신 확산' '문화예술 관련 대구정신 재조명'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구시민의 날과 시민주간에 대한 시민의 체감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시민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공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문화 소비만 하는 단순한 객체가 아니라 문화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제별, 타깃별, 공간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알차게 실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등 어느 특정 부분만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대구시민주간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시민 소통형 문화주간으로, 대구다움을 나타낼 수 있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대구 프리미엄을 창출하고, 도시 브랜드를 향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 삶의 질과 관련된 전 분야로 파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