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에서 마이너리거로' 뷰캐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스프링캠프 초청 자격 포함, 빅리그 로스터 합류 두고 경쟁
삼성의 다년 계약 제안 거절, 친정팀에서 빅리그 재도전

지난해까지 네 시즌 동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제공
지난해까지 네 시즌 동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제공

친정으로 돌아갔으나 애초 원했던 것과는 급이 다른 계약이다. 4년 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뷰캐넌(34)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에 도전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4일(한국 시간) 우완 투수 뷰캐넌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MLB 스프링캠프 초청 자격이 포함된 계약이다. 이에 따라 뷰캐넌은 빅리그 40인 로스터 합류 여부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네 시즌을 뛰며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의 투구 모습. 삼성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네 시즌을 뛰며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의 투구 모습. 삼성 제공

필리스는 뷰캐넌의 친정팀. 뷰캐넌은 2010년 MLB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31순위로 필리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다. 5년 간 마이너리그에 머문 뷰캐넌은 2014년 빅리그로 승격, 20경기에 등판해 6승 8패(평균자책점 3.75)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듬해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 속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2016시즌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낸 뒤 2017년 일본 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해 3시즌을 보냈다. 일본에서 남긴 성적은 20승 30패, 평균자책점 4.07.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선수 코너 시볼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선수 코너 시볼드. 삼성 제공

일본에서와 달리 KBO 무대에선 맹위를 떨쳤다.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 시즌에서도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역투하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까지 네 시즌 동안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다.

지난 겨울 삼성은 다년 계약을 제시하면서까지 뷰캐넌과 재계약 협상에 나섰으나 그를 붙잡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 총액 상한선(샐러리캡)을 고려해 여유 자금만 남기도 최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뷰캐넌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다. 이 과정에서 뷰캐넌이 MLB 측의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선수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 데이비드 맥키넌이 지난달 말 삼성 동료들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선수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 데이비드 맥키넌이 지난달 말 삼성 동료들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삼성과 뷰캐넌의 동행은 끝났다. 더 기다릴 수 없었던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를 영입했고, 뷰캐넌과의 이별은 확정됐다. 당시 삼성 측은 "뷰캐넌이 MLB 진출 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최종 제시안을 거절, 아쉽게도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뷰캐넌은 30대 중반에 빅리그 도전이라는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다면 삼성 시절보다 더 적은 연봉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필리스가 낯설지 않은 친정이라는 점이다. KBO리그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뷰캐넌이 9년 만에 다시 MLB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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