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GS건설 공사비 49% 인상 요구…'상인센트럴자이' 착공·분양 지연

미분양 무덤 대구에선 조합이 '을'…범어우방1차 등 곳곳 갈등

대구 달서구 상인동 송현주공3단지재건축정비사업이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으로 1년 가까이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구민수 기자
대구 달서구 상인동 송현주공3단지재건축정비사업이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으로 1년 가까이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구민수 기자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착공과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도시철도 인근 대단지 아파트로 주목을 받았던 대구 달서구 상인동 송현주공3단지재건축정비사업도 건물 철거는 완료됐으나 1년 가까이 공사가 시작되지 않고 분양 일정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고 29층, 1천498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송현주공3단지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부터 시공사와 공사비 인상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송현주공3단지재건축사업은 GS건설(주)이 시공을 맡고 있으며 상인센트럴자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1천54명의 조합원은 건물 철거와 함께 이주를 완료했으나 1년 가까이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당초 조합은 착공과 일반분양 절차를 지난해 4월쯤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간에 흙막이 공법이 변경되면서 착공 일정이 지연됐고 시공사는 올해 1월 공사비를 새로 제안했다. 시공사가 제안한 공사비는 기존 공사비(3.3㎡당 429만4천300원)에서 49.38% 오른 3.3㎡당 641만5천원이었다. 연면적 24만7천㎡를 대입해 계산하면 기존 3천200억원대 공사가 4천8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GS건설은 공사기간도 당초 33개월에서 42개월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쯤 착공해도 2028년에 이르러서야 입주가 가능하다. 입주가 지연되면 그만큼 이주기간이 늘어나 사업비가 증가하고 조합원 부담도 커진다.

공사비 갈등은 전국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수성구 범어우방1차재건축정비사업(범어아이파크1차) 조합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도 공기 연장과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무덤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는 조합이 '을'이 되어간다. 남구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겪은 GS건설은 또다시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사업조건이나 미분양 해소 방안 등을 더욱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다.

대명3동뉴타운주택 재개발정비사업이었던 대명자이 그랜드시티(2천23가구)는 지난 2022년 10월 일반분양에 나섰지만 1천482가구 모집에 132가구가 지원해 0.0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규판 송현주공3단지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시공사 요구를 모두 들어주고 착공을 서두를 경우 추후에 추가분담금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시공사도 양보하고 조합도 양보해서 합리적인 공사비를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와 인건비가 폭등함에 따라 공사비 인상과 공기연장이 불가피하다"며 "조합과 원만하게 협의해 사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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