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픽'…"관광 특수까지 기대”

각종 스튜디오 늘려 영상 촬영 성지로 만들 계획
영상 제작 관계자들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인프라 구축해 지역 경제 활성화 도모

안동 하회마을에서 촬영된 드라마 악귀의 선유줄불놀이 장면. 경북도 제공
안동 하회마을에서 촬영된 드라마 악귀의 선유줄불놀이 장면. 경북도 제공

경북이 각종 드라마·영화·예능 촬영지로 급부상하자 경북도가 안동과 상주, 문경을 중심으로 '영상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성장과 함께 동반 확장하는 영상산업 분야 투자를 끌어올 수 있는데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와 같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15일 경북도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2천130억원(국비 419억원, 지방비 445억원, 민자 1천266억원)을 들여 문경~상주~안동을 잇는 영상 제작 클러스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도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실내외 촬영 스튜디오와 인프라도 점차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먼저 국내를 대표하는 사극 촬영지인 문경에는 3개 야외 세트장과 쌍용양회(옛 시멘트 공장) 부지에 1천652㎡(500평) 규모의 실내 스튜디오를 재단장한다. 또 쌍용양회 부지를 활용해 특수촬영이 가능한 실내 버추얼 스튜디오도 조성할 계획이다.

상주에는 경천대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인근 부지에 3천305㎡(약 1천평) 규모 대형 실내 스튜디오와 크로마키형 야외 스튜디오 등의 다양한 촬영 인프라를 만든다. 안동은 대학의 영상 관련 학과와 연계한 영상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하고 현장형 전문인력을 양성해 영상산업 분야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영상을 촬영한 후 음향, 더빙, 특수효과 등 편집 작업까지 가능한 후반 작업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촬영과 제작, 편집할 수 있는 원스톱 제작 환경을 구축해 영상 제작 전체를 경북에서 진행할 수 있게 하겠다는 심산이다.

이 같은 계획이 나온 것은 그동안 경북에서 학원 좀비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TV 예능 '나는 솔로', 영화 '외계+인' 등 200여 편 이상의 영화·드라마·예능 촬영이 이뤄지면서 영상 촬영지로서 지역 관광의 성장은 물론이고 인력양성, 민자유치 등 관련 산업과의 동반 성장 기회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특히 OTT 플랫폼 시장 확장과 함께 세계적으로 영상 제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게 지역이 활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당장 넷플릭스가 2026년까지 한국에 25억달러(한화 약 3조3천억원) 투자를 약속한 만큼 경북도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도 깔렸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경북에서 촬영하는 제작사에 대한 예산과 마케팅에도 행정력을 쏟는다. 기존 최대 4천만원에서 최대 7천만원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도내 이색 촬영지 발굴 및 데이터베이스로 촬영지 홍보를 통한 작품 유치에도 나선다.

또한 도는 인기 작품의 테마 거리 및 출연 배우 핸드 프린팅, 로드샵 등을 조성해 K-영상에 매료된 국내외 관광객을 경북으로 그러모은다는 구상이다.

김상철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지역에서 한 작품이 촬영되면 제작비의 10%가 지역에서 소비될 정도로 부가가치와 고용 효과가 건설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영상 제작 인프라와 인력의 81%가 수도권에 집중했다.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경상북도가 새로운 시대 영상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경북도 제공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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