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를 비롯한 현직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비판을 쏟아냈다.
박 후보자는 1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직 검사들이 총선 출마 선언을 하는 등 정치 행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어떻게 보시냐"는 질문에 대해 "솔직히 인상이 찌그러진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는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와 신성식·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현직 검사들이 연달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비판으로 추측된다.
김 검사는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저는 뼛속까지 창원사람"이라는 문자를 보냈고, 감찰이 진행되던 중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에 재직 중이었다. 김 검사는 최근 경남 창원 의창구에 국민의힘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신 연구위원은 'KBS 검언 유착 오보 제보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받는 와중인 지난해 12월 사직서를 낸 후 최근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을 지냈던 이 연구위원도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며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박 후보자는 "현재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어 보인다"며 "명백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고 개별검사들의 의식에 대해서도 많이 지도하고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민생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최선의 방책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고발 사주 사건'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1심에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지만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비서실장 등에 재기수사 명령이 내려졌다"며 "속도감 있는 수사가 필요하단 주문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청와대와 경찰이 조직적으로 선거개입을 한 사건이다. 국기문란이 아니냐"고 물었고 박 후보자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제가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고발사주 사건으로 맞받았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당사자인 손준성 검사는 물론이고 그를 둘러싼 감찰이 무혐의 받는 것을 보면서 검찰이 가장 나쁜 형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들어서게 되면 제가 우려하는 낯 뜨거운, 대놓고 봐주는,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다른 수사기관을 무시하는 형평성 잃은 법무행정을 하실 건지"라고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평가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똑바로 갈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유지해서 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이후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박 후보자가 큰 결격 사유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정치권이 오는 4월 총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돼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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