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의회가 전사한 군인이 남긴 냉동 정자를 그의 부인이 임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의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여성 군인과 배우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 자녀 출산을 원할 경우 냉동 난자를 사용할 수 있고 전쟁터에서 임신이 어려울 정도로 다친 경우에도 냉동 정자나 난자를 쓸 수 있게 했다.
또 정부가 군인의 정자, 난자 동결과 냉동 보관 비용도 지원하도록 했다. 냉동된 정자, 난자로 자녀가 태어나면 출생증명서에 사망한 부모를 명기하는 법적 조치도 마련된다.
해당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2년 동안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젊은 군인들의 사망과 부상이 급증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측 전사자 수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지금까지 약 7만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이보다 2배 가량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올레나 슐야크 의원은 "전쟁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과 계획이 중단된 군인들은 자손을 남길 시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 법안이 나오기 전부터 군인들이 전쟁터로 향하기 전에 만일에 대비해 정자를 냉동 보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6월 시작한 이른바 '대반격'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교착 국면에 빠진 데 이어 최근 러시아가 격전지를 장악하면서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은 17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한복판에 있는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한다고 밝혔고 러시아는 이날 아우디이우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아우디이우카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화력을 쏟아부은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아우디이우카가 러시아군 수중에 넘어간 사실을 전하며 "러시아군이 작년 5월 이후 거둔 첫 주요 전과"라며 "아마도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초기 몇달 이후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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