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장쌤이랑 '불멍'할래?… 대구시교육청 D-STAR 프로젝트에 이목 집중

D-STAR 프로젝트… 사제관계 회복, 대안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오성중, 원화중, 달구벌고 다채로운 사제동행 프로그램 진행

오성중학교는 지난해 11월 3~4일 1박2일간 학교 안에서 잠을 자고, 밥을 해 먹는 특별한 캠핑 활동을 진행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오성중학교는 지난해 11월 3~4일 1박2일간 학교 안에서 잠을 자고, 밥을 해 먹는 특별한 캠핑 활동을 진행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최근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거나, 교사를 폭행하는 등 교권추락에 대한 뉴스가 자주 전해 진다. 어느덧 다수의 시민들에겐 이 같은 뉴스가 익숙해져버렸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선 사제관계를 돈독히 하고,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걸 포기하지 않으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학생과 교사가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도록 대구시교육청은 'D-STAR와 꿈꾸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제관계 존중교육과 대안교육의 일환으로, 대구(Daegu) 학생들이 서로 어울려 학교적응을 위한 사회성(Sociality)을 기르고, 재능(Talent), 활동성(Activity) 및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증진시키는 밀착교육을 의미한다.

교장, 교감, 교사 등 교원이 학생과 함께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흥미를 반영한 힐링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학생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자아효능감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D-STAR와 꿈꾸라! 프로젝트'는 지난해 7~12월 중학교 40곳, 일반고 10곳 등 50개 내외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됐다. 올해 역시 오는 4월 공모를 통해 참여 학교를 모집하고, 5월부터 각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특히 올해는 기존 8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예산을 확대해 보다 많은 학교가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오성중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3~4일 1박2일간 학교에서 진행됐던 캠프 활동의 일환으로 플로어 컬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오성중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3~4일 1박2일간 학교에서 진행됐던 캠프 활동의 일환으로 플로어 컬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오성중, 교장선생님과 '불멍' 토크

지난해 'D-STAR와 꿈꾸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오성중은 지난 11월 3~4일 1박2일간 멀리 떠나지 않고 학교 안에서 잠을 자고, 밥을 해 먹는 특별한 캠핑 활동을 진행했다.

캠핑은 학생 7명과 교장선생님 1명, 학생안전부장선생님 1명, 프로그램 진행 선생님 2명 등 소규모로 이뤄졌다.

학교생활에 소극적이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던 학생들은 친구, 선생님들과 함께 캠핑을 위한 장을 보고, 플로어 컬링·한궁 등 스포츠프로그램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취침 전 오후 10시엔 교장선생님과 함께 캠프파이어 불을 중간에 두고 둘러앉아 멍하니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고민이나 마음에 담아뒀던 얘기를 나누는 '불멍 토크' 시간도 가졌다.

이민애 오성중 교장은 "교장으로 첫 부임을 하고 교육청 공문을 보던 중 '교장선생님과 함께...'라는 문구를 봤다"며 "교장이 되고 난 뒤에도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어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 학생들의 표정이 캠프에 참여하면서 한층 밝아진 것 같아 좋았다. 특히 모닥불을 피어 놓고 학생들과 한 불멍 토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해도 우리 학교는 학생에 국한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교내에서 캠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캠프에 참여한 한 2학년 학생은 "솔직히 학교라는 장소는 그냥 막연하게 공부하는 곳으로 생각해 와서 정이 별로 안 가는 곳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캠핑 활동을 통해 학교라는 공간에서 좋은 추억을 선물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8월 경북 청도군에서 원화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루지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8월 경북 청도군에서 원화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루지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8월 경북 청도군에서 원화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루지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8월 경북 청도군에서 원화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루지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일단 달리는 거야… 원화중, 선생님과 함께 신나는 루지 체험

원화중학교는 학업 부적응, 학교 생활 부적응 학생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자 교장, 교감, 학생생활안전교육부장 교사, 진로진학부장, 상담실장, 담임 교사 등 여러 교원이 함께 나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무엇보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부적응 학생의 학교생활을 밀착 지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부적응 학생들과 함께 학교와 학급에서 함께 생활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 학생들도 참여시켰다.

교사 추천 및 학생 신청을 통해 2학년 학생 중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십과 교우관계가 뛰어난 학생들과,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각각 3명씩 총 6명 선발했다.

이후 지난해 8월 25~26일 경북 청도군 군파크 루지 테마파크에서 루지 체험을 즐겼고 일원에서 물놀이, 저녁 식사 시간엔 바비큐 파티를 했다. 학교는 부적응 학생들의 사회성을 길러줌과 동시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면서 학교생활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

활동에 참여한 2학년 한 학생은 "선생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선생님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리고 멘토-멘티 역할을 통해 앞으로 학교생활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했다.

안형건 원화중 교장은 "평소에도 학생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학생들의 생각과 고민을 듣고 학생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돼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상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달구벌고 변태석 교장과 학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달구벌고 변태석 교장과 학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나를 찾아 떠나는 길'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달구벌고 학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제주도 바닷바람 맞으며… 달구벌고, 선생님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길'

달구벌고는 교칙 위반 학생 및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난해 9월부터 12월에 걸쳐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우선 흡연이나 교칙 위반으로 선도위원회 등에 회부된 학생들에게 징계 등을 내리기보다, 학생들이 학교장, 교감, 멘토 교사 등과 함께 걸으며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나를 찾아 떠나는 길' 활동을 9월~11월 중 총 4회 진행했다.

또한 학교 적응 및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장과 1 대1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나는 '학교장 동행학습'도 총 4회 진행해 각각 4명의 학생이 활동에 참여했다.

아울러, 학교생활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된 학생 5명을 대상으로는 교장과 함께 제주도로 '공감 도보여행'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들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시간도 가졌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2학년 한 학생은 "지난해 친구와 갈등이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엔 소규모 학교에서 친했던 친구들과 다 멀어져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선생님들 덕분에 잘 이겨내고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며 "교장선생님, 다른 친구들 4명과 밤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의 고민도 들어주면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변태석 달구벌고 교장은 "여름방학 때는 아이들 다섯 명을 데리고 5일 동안 낙동강 종주(안동-부산)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고, 2학기 말에는 환경이 어려운 다섯 명의 아이와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다"며 "저녁 식사 후에는 둘러앉아 소감 나누기 시간을 갖고 자신의 과거와 미래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교장으로서도 힘든 일정이었지만 보람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2024학년도에는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맨발 걷기를 하고, 1학년 신입생 위주로 매월 두세 번의 동행 학습을 다녀올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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