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개혁신당 파탄 위기, 진영 정치 종식 위해 대승적 협력해야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총선 정책 지휘권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개혁신당은 지난주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이준석 공동대표의 총선 정책 홍보 지위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비례대표 도전 의사 철회 ▷지도부 전원 지역구 출마 선언을 제안했으나 이낙연 공동대표 측이 지도부의 지역구 출마를 제외한 나머지 제안에 반대하면서 내홍이 증폭됐다. 이 와중에 19일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들과 협의해 4·10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을 한다는 내용의 의결안을 다수결로 통과시키면서 정면 충돌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양극단 정치를 끝내고, 진영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층·무당층 유권자를 수용하겠다며 출범했다. 정체성이 다른 5개 정파(이준석, 양향자, 이낙연, 금태섭, 이원욱·조응천 등)가 합친 것은 신당의 몸집을 키워 보조금을 받고(15일 현재 6억6천만원), 총선에서 기호 3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개혁신당이 일정한 성공을 거두어야 양극단 한국 정치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합 10일 만에 당이 파탄 날 지경에 이르렀다. 개혁신당의 현재 내홍은 서로 다른 정체성 탓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누가 돈줄을 쥐고, 선거를 지휘하며, 어느 계파의 후보들이 비례대표 앞 번호를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래서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어쩌면 개혁신당은 분당할 수도 있다. 분당하는 순간 개혁신당에 참여했던 정치인들은 오도 가도 못한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어정쩡한 모양과 갈등 속에 총선을 치를 수도 없다. 아직은 기회가 있다. 양당 정치에 혐오감을 느끼고 상식 있는 제3지대 정당을 희망하는 국민들이 많다. 정치적 지형도는 나쁘지 않은 것이다. 이 유리한 정치적 지형을 잘 활용하느냐, 못 하느냐는 전적으로 개혁신당 구성원들에게 달렸다. 한국 정치 정상화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라도 개혁신당 구성원들은 대승적 협력과 합의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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