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사를 '의새'로 발언한 복지부 차관, 의사들 더 화났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과 프랑스, 일본에서의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새(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발언에 대해 의사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의사를 '의새'라고 발언했기 때문인데, 보건복지부는 박 차관이 격무에 시달린 나머지 발언 도중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박 차관은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부터 의사들의 파업 등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박 차관은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들면서 의사단체를 비판했다.

논란은 박 차관의 발언 도중 의사를 '의새'라고 발음하면서 불거졌다. '○새'는 '사'로 끝나는 직업군을 비하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어서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박 차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비대위는 "복지부 차관은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의사들을 비하하는 '의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고 믿고 싶다"며 "만약 그러한 표현을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면, 이는 책임 있는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자세가 돼 있지 않은 것이므로 스스로 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료계 인사는 박 차관의 의새 발언을 두고 고발하기도 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자신의 SNS에 '보건복지부 차관 박민수 의사 모욕죄'라고 쓰인 고발장을 들고 서울경찰청 앞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오늘 중수본 브리핑에서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저열한 욕을 동원해 모욕한 복지부 차관 박민수를 서울경찰청에 모욕죄로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복지부는 박 차관이 격무에 시달린 탓에 말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이 아닌 해외의 의사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었고 브리핑 중 의사를 많이 언급했는데 딱 한 번 발음이 잘못 나온 것"이라며 "차관이 격무에 시달려 체력이 떨어지며 실수한 것을 두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기자단을 통해서도 "전혀 고의성이 없음을 알려드린다. 저희가 브리핑을 앞두고 (언론에) 공유해 드린 브리핑문만 살펴봐도 잘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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