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낙연-이준석 결별, 욕심만 있고 시대정신 없음을 증명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이준석 공동대표와 함께하는 개혁신당과의 통합 파기를 선언하고 '새로운 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통합 선언 11일 만에 각자도생을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기대를 모았던 제3지대 '빅텐트'는 사실상 해체됐으며, 거대 양당에 맞서 3자 구도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제3지대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불과 두 달가량 앞두고 정치적 이념과 지향하는 가치가 다른 세력들이 전격적으로 통합을 발표했을 때부터 내홍이 극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은 많았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 체제에 따른 진영 정치, 극단 정치, 혐오 정치 폐해를 바로잡고, 한국 정치를 '정상화' '합리화'한다는 의미에서 담대한 협력과 합의를 기대한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나타나고 말았다.

'제3지대 정당'에 대한 기대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자의 실패로 상대의 실패를 부추기고, 상대의 실패로 자신의 실패를 구제받는 '실패의 연쇄 고리'를 끊고 새로운 정치를 모색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에서 기인했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의 결별은 그들이 그런 '시대정신'과 '선진 정치'에 걸맞은 포부와 그릇을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본다.

이번 결별로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는 자신들의 민낯을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이미 '시대정신'은 없고 '선거 전략'만 있는 사람임을 보여준 바 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그런 모습을 보고서도 설 연휴 이전에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욕심에서,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협의와 정리 없이 통합하는 과오를 범했다. 두 사람 모두 큰 타격을 받을 것이지만 특히 이준석 공동대표에게는 '같이 정치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질 것이다. '제3지대 정당'이 성공해야 보수정당도 더 반성하고, 이재명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도 거듭날 수 있다. 담대한 이상과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진짜 '제3지대 정당'의 출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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