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또다시 실패했다.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중동 상황을 의제로 회의를 열어 알제리가 제시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알제리가 작성을 주도한 결의안 초안은 ▷인도주의적 휴전 ▷가자지구 전역으로의 인도주의적 지원 전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이주 반대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명령 준수 ▷국제법 준수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았다.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한국을 포함한 13개 이사국이 찬성했다.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했고 영국은 기권했다.
앞서 알제리는 ICJ가 지난달 이스라엘에 집단학살을 방지하라는 임시 명령을 내린 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 초안 작성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알제리가 작성한 결의안 초안이 그대로 통과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중동 휴전협상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일찌감치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해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여러 당사국이 민감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며 "지금은 이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가 아니며 이는 협상 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알제리 제출안에 대해 반대하는 대신 다른 대안을 제출했다. 미국 제출 결의안은 알제리 제출안이 담은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 요구 대신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방식에 근거한 임시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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