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억원 깎아줘도 안 팔려" 빌리브 헤리티지 5회차 입찰 98% 유찰

단 2가구(1.65%) 낙찰…나머지 119가구 수의계약 전환
'부채비율 470%' 신세계건설 부실로 이마트 실적도 악화

신세계건설 빌리브 홈페이지
신세계건설 빌리브 홈페이지

1천400억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해 공개 매각 절차를 밟게 된 대구 수성구 후분양 아파트 단지가 5차까지 이어진 입찰에도 대부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있었던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121가구에 대한 5회차 입찰에서 2가구(1.65%)가 낙찰됐다. 낙찰된 2가구는 101동 29층(최고층) 175㎡ 매물과 14층 151㎡ 매물로 감정가 대비 약 25% 내려간 금액으로 새 주인을 맞았다. 175㎡ 매물의 경우 감정가 23억원에 낙찰가는 17억2천110만원이었다. 151㎡ 매물 역시 감정가 16억4천400만원에 낙찰가는 12억3천만원이다.

신세계건설이 지은 후분양 단지인 빌리브 헤리티지는 전체 146가구 가운데 25가구만 분양됐다.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12월 1천400억원대 PF 만기 연장에 실패했고, 지난달부터 공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속에 공매 절차도 난항을 겪고 있다. 2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119가구는 모두 유찰되어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전체 회차가 유찰될 경우 최종 차수 최저입찰금액 이상으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빌리브 헤리티지는 5회차 입찰까지 이어져 1회차보다 매매가격이 약 25% 하락했다.

기존 분양자와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수분양자 25명은 분양 가격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소급적용해야 한다며 이달 초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은 대구 지역에 집중된 주택사업들의 분양 성과가 20%대에 그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로 부채비율이 2022년 말 265.0%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470%로 상승했고 PF 우발 채무 규모는 1천340억원 수준이다.

특히 분양 위험이 높은 대구에서 진행 중인 주택 사업의 규모는 6천291억원이며 이 중 분양률이 저조한 빌리브 헤리티지, 루센트, 라디체의 도급액 합산이 3천300억원이다. 현재까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반영한 대손은 365억원이지만 분양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므로 추가적인 대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기평은 '비우호적 업황에 따른 각 사별 리스크 진단' 보고서에서 "저조한 분양성과 등을 감안해 계열지원을 포함한 추가적인 자구책이 필요하지만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그룹의 지원 여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며 "이마트의 경우 건설사업의 대규모 영업 적자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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