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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땜질' 보수공사 비판 나오는 영천 매산고택·산수정

영천시·문화재청 정밀진단 신뢰성 떨어져, 예산·업무 떠넘기기 논란 부추겨

국가민속문화재 24호인 매산고택 및 산수정의 2020년 보수 공사 당시 모습. 매일신문 DB
국가민속문화재 24호인 매산고택 및 산수정의 2020년 보수 공사 당시 모습. 매일신문 DB

경북 영천시와 문화재청이 진행 중인 문화재 보수 공사를 두고 보존 관리가 아닌 예산에 짜맞춘 땜질 보수란 비판이 나온다.

24일 영천시 등에 따르면 국가민속문화재 24호인 매산고택 및 산수정은 임고면 삼매리에 있는 300년 정도 된 조선 후기 건물로 초석 및 기초부 등에서 균열·파손·침하 현상이 나타나 2022년 초부터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존 전통 기와 대신 무게가 20~30% 정도 더 무거운 신기와로 교체 작업을 하면서 지붕 상층부 일부에서 과하중이 일어나 기왓골이 흘러내리고 안채 중심부 등의 침하도 심해져 그해 7월 공사가 중단됐다.

시와 문화재청은 정밀진단을 통해 지하수로 인한 주변 지반 침하가 원인이란 결론을 내렸다. 기존 2억4천만원이던 예산도 6억4천만원으로 4억원 증액하고 두 차례에 걸친 설계변경 등을 통해 올해 6월쯤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보수 공사 이전 매산고택 및 산수정 전경. 영천시 제공
보수 공사 이전 매산고택 및 산수정 전경. 영천시 제공

문제는 시와 문화재청의 정밀진단 과정이 신뢰성을 얻지 못해 땜질 논란을 키우는 데 있다. 특히 문화재청은 업무를 담당하던 기존 A 부서의 사업 예산이 부족하자 전문성이 떨어지는 B 부서에 예산과 업무를 떠넘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애초 2022년 8월 완공 예정이던 공사 기간이 2년 가까이 늦잡쳐 매산고택 및 산수정에 대한 '전면 해체·보수'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매산고택 관계자와 한 문화재 전문가는 "시와 문화재청이 한 정밀 진단은 고택 주변 전체가 아닌 건물 전면부 및 안채 일부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철저한 조사와 검토를 거쳐야 할 사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이런 비판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문가, 설계사무소 등과 수차례 논의를 거친 사안"이라며 "이르면 4월쯤 보수 공사를 끝내고 보존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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