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미분양 악몽은 이제부터가 진짜…올해 할인분양, 페이백 더 심화

대구 미분양 단지 절반 가까이 올해 준공
기존 입주 물량 2만에 미분양 1만 가구 추가
본격 아파트 할인 경쟁에 재연되는 갈등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에 대구 동구 율암동 호반써밋이스텔라 입주자들이 트럭 시위를 벌였다. 할인분양대응입주민모임 제공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에 대구 동구 율암동 호반써밋이스텔라 입주자들이 트럭 시위를 벌였다. 할인분양대응입주민모임 제공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아파트 단지들의 할인분양 경쟁이 본격화됐다. 2008년 금융 위기 시절 등장했던 아파트 할인분양이 2년 전부터 다시 발생하자 기존 분양자와의 마찰도 반복되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 앞에 할인분양을 규탄하는 트럭이 등장했다. 대구 동구 율암동 안심뉴타운 부지에 들어선 호반써밋이스텔라 아파트 주민들이 선분양자 소급적용을 주장하며 트럭 시위를 벌인 것이다.

지난해 초 입주를 시작한 315가구 규모 신축 아파트인 이곳은 입주 후에도 미분양이 지속되자 시공사인 호반산업이 7천만원에서 최대 9천300만원을 일시에 할인받을 수 있는 선납할인 혜택과 분양가 85%를 5년 뒤에 납부하는 잔금유예 5년 혜택을 내걸었다.

할인분양으로 기존 분양자와 갈등을 겪는 단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7월 입주를 앞둔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794가구) 역시 중도금 무이자 및 4천만원 계약 축하금 혜택을 내걸면서 기존 분양자와 마찰을 빚었다.

대구 분양시장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대부분의 미분양 단지들이 수천만원 상당의 계약 축하금을 제공하며 사실상의 할인분양 상태"라며 "과거에는 비공식적으로 조심스럽게 진행하던 할인분양을 이제는 공개적으로 하면서 기존 분양자와의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인분양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61개 단지, 1만245가구다.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19개 단지, 1천44가구로 10% 남짓이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장기간에 걸쳐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아 악성 미분양이라고도 불린다.

문제는 준공 시점이 다가온 많은 미분양 단지가 악성 미분양으로 돌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미분양 단지 가운데 미준공 상태였던 42개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20개 단지가 지난해 연말부터 입주를 시작했거나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10% 남짓이던 악성 미분양이 올해는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이미 예고된 올해 대구의 입주 예정 물량은 2만6천가구가 넘는다"며 "여기에 기존 미분양 물량까지 더해지면 단지별로 할인분양이나 페이백 경쟁이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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