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2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군사원조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향후 한 달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력 열세로 동부전선에서 영토 추가 상실이 우려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사원조의 속도를 높여달라고 서방에 호소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600억 달러(약 79조9천500억원) 군사원조가 전장에서 자국군 운영에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자금의 지원이 한 달 안에 실현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전장에서 입지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 작전에 실패한 뒤 최전선인 동부에서 전략 요충지를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서방의 군사지원 차질 때문에 그간 굳건한 요새로 삼아온 전략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잃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선의 압박은 아주 거세고, 우리는 100m, 50m씩 (영토를)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전선뿐만 아니라 수도 키이우와 같은 대도시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핵심 도시를 러시아 공습에서 보호한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는 다른 국가에서 지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부터 최전선에 있는 병사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미국 정가의 예산 다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안은 미국 상원을 통과했으나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지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야당 공화당 내 강경파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불만을 품은 데다가 다른 의제와 연동해 협상하려고 어깃장을 놓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군사 지원 답보에 속이 타고 있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도 서방 파트너들이 약속한 무기의 절반이 제시간에 키이우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공미사일, 포탄이 고갈되고 네덜란드·노르웨이·벨기에 등 국제 연합이 약속한 F-16 전투기도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우메로우 장관은 "가능하고 불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지만 (서방 무기의) 적시 공급 없이는 어렵다"며 "그간 반전을 써 내려온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는 점령한 우크라이나 주민에 대한 러시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점령한 동부 격전지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의 주민에게 강제 자국 시민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도네츠크주 야시누바타의 수장 드미트로 셰우첸코는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서 해방된 아우디이우카의 첫 주민들이 러시아 연방 시민권을 발급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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