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밸류업 실행 기업 ETF, 연내 상장 시킨다

금융당국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프로그램 공개
코스피·코스닥 전체 대상 연 1회 가치제고 계획 공시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반영…지배구조 관련 없어 아쉬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상장사가 최소 연 1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도록 하고, 적극적으로 계획을 마련해 실행한 기업을 아울러 시장 지수와 투자상품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상장사에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26일 이 같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만성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라고 불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과 주주 존중 문화를 확산해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한국증시 시가총액은 2천558조원으로 주요국 13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문제는 순자산 또는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년 평균 1.04배로 집계됐다. PBR은 순자산(자기자본)에 대한 상대적 주가 수준을 나타내며 1 미만일 경우 자산가치보다 현재주가가 낮다는 뜻이므로 통상 저평가 상태로 인식된다.

미국(3.64배), 일본(1.40배), 영국(1.71배) 등 선진국의 10년 평균 PBR은 2.50배다. 한국은 대만(2.07배), 중국(1.50배), 인도(3.32배) 등 신흥국 평균(1.58배)보다 떨어지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과 저조한 수익성,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꼽아왔다. 금융위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업가치 우수 기업들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내 상장시킬 계획이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 행동 지침)에도 '투자 대상 회사의 밸류업 노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반영한다.

금융당국은 일본 도쿄거래소 사례를 참조하되 한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도쿄거래소는 지난 2022년 4월 시장체제 개편을 단행했고 최근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우리 증시도 일본처럼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더해진다면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대책에도 기업들이 체감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 특유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날 코스피는 저PBR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날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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