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습니다. 팀 성적이 좋아지도록 하는 게 올해 목표죠."
주장다운 말이다. 구자욱(31)은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을 맡아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선수단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도 전보다 더 민감해졌다.
구자욱은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선수단 분위기도 좀 가라앉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시고 활기를 북돋우시면서 재미있는 캠프가 되고 있다"면서 "후배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많이 들으려고 한다. 잔소리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구자욱은 타율 2위에 올랐다. 타율 0.336으로 맹활약했으나 타격왕 자리를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손아섭(타율 0.339)에게 내줬다. 그는 "굳이 얘기하자면 이번 시즌엔 3할 타율, 4할 출루율, 5할 장타율 정도를 염두에 두겠다"면서도 말끝마다 팀 성적을 더 강조했다.
주장이 된 만큼 이젠 '나보다 팀이 먼저'라는 말이 더욱 와닿는다는 게 구자욱의 말이다. 그는 "후배들의 성장을 도우면서 선수 생활이 그리 오래 남지 않은 선배들을 잘 챙기겠다"며 "특히 선배들에겐 즐겁게 야구를 했다는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구자욱은 수비 위치를 바꾼다. 지난해엔 주로 우익수를 맡았지만 올 시즌에는 좌익수로 이동한다. 우익수 자리에는 중견수로 뛰던 김현준이 서고 중견수는 김성윤이 맡을 예정이다. 김현준의 수비 부담을 줄여 공격력을 더 활용하고, 구자욱의 체력 부담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구자욱은 "수비할 때 타구의 질, 방향이 달라 어려움이 있긴 하다"면서도 "외야수라면 어느 자리든 가리지 않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자리든 좋다. 앞으로도 언제든 팀이 원하는 대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삼성은 올 시즌 새 외국인 타자와 함께한다. 구자욱과 함께 삼성 타선의 핵을 이루던 호세 피렐라 대신 데이비드 맥키넌이 합류해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맥키넌은 붙임성이 좋아 금세 팀에 녹아들었다.
구자욱은 "피렐라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 선수였다. 잠자던 열정과 투지를 깨워줬다. 정말 고마운 선수다"며 "맥키넌은 선수들과 어울리는 데 적극적이다. 훈련에 집중하고 야구를 연구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 삼성이 당장 우승을 노릴 건 아니다. 구자욱도 이를 잘 안다. 이제 다시 한 계단씩 올라가겠다는 게 구자욱의 각오다. 불펜이 강화되는 등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걸 선수들도 느끼는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전했다.
그는 "냉정히 말해 우리가 '왕조'라 불리던 시절과는 선수층이 다르다. 당장 우승 얘기를 하는 게 욕심이라는 것도 안다"며 "일단 '가을야구'를 하는 게 먼저다. 그런 다음 차근차근 올라서겠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영입돼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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