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부서별MT'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 단체 관람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울산지역본부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등은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시는 영화 강제 단체관람에 대해 소속 공무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직원들의 전언과 일부 보도에 따르면 시는 최근 부서별 MT를 시행하라고 전파하면서 '건국전쟁'을 21~27일 특정 영화관에서 단체 관람하도록 했다"며 "직원들은 '보기 불편한 영화지만, 부서별 인원 확인으로 우리 부서가 찍힐까 두려워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거나 '참여하지 않은 직원에 대한 명단 제출이 있다고 해서 참여한다'라고 한탄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승만은 4·19 혁명의 원인이 된 독재와 부정부패, 제주 4·3사건, 보도연맹 등에 최종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며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방정부 예산을 사용해 강압적인 방법으로 단체 관람하도록 한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영화 관람객이 몇만 명을 넘어섰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시의 강제적인 관람 인원도 포함될 것인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볼 시민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는 이들 노조가 사안을 잘못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는 설명자료를 배포해 "직원 MT는 연례행사로, 올해는 법정 문화도시 지정 취지를 살리고자 '문화MT'로 기획됐다"며 "그 계획의 하나로 영화관람(안)이 마련됐는데, 이는 특정 영화에 국한하지 않고, 본인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이나 부서별 임의 선정도 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안내했다"고 강조했다.
'부서별 인원 확인이 있다'라거나 '미참여 직원에 대한 명단 제출 때문에 참여한다'는 등의 직원 목소리가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영화 관람 비용(MT 지원 1명당 1만원)에 대한 문의가 있고, '대략 인원이라도 파악해야 단체할인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영화관 측 입장에 따라 가수요 인원 정도를 파악한 것"이라며 "영화 관람 인원이나 명단을 파악한 사실이 없고, 부서별 별도 MT 계획도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공무원노조도 "우리 노조는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5개 구·군 노조가 소속된 전공노 울산본부와는 정체성과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며 "이번 MT는 다양한 의견을 두고 집단지성을 통해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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