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KBO)에서 외국인 타자들은 팀 타선의 핵을 맡곤 한다. 삼성 라이온즈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올 시즌엔 호세 피렐라 대신 데이비드 맥키넌이 푸른 유니폼을 입고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3년 간 동행했던 피렐라와 결별했다. 이어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며 일본프로야구(NPB)를 경험한 데이비드 맥키넌의 손을 잡았다. 지난해 세이부에서 함께한 투수 디트릭 엔스는 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뛴다.
맥키넌은 "일본에서와 달리 용병이 아니라 한 식구처럼 생각하고 반겨줘 고맙다. 일본에선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나와 접촉한 삼성 측에선 진심이 느껴졌다"며 "어울릴 수 있게 다들 도와준다. 참 좋은 동료들이다.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맥키넌은 사교성이 좋은 편이라 삼성 선수들과 빠르게 가까워졌다. 원태인과 골프를 치기도 하고 강민호, 오재일, 구자욱 등 고참 선수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비교적 어린 선수 중에선 영어를 구사하는 외야수 김성윤, 포수 이병헌과 타격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눈다는 게 맥키넌의 말이다.
맥키넌은 삼성에서 등 번호 24번을 단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명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했던 매니 라미레즈가 달았던 번호다. 맥키넌은 "어렸을 적부터 레드삭스의 팬이었고, 라미레즈를 보면서 자랐다"며 "그가 쓰던 번호를 달고 야구를 하는 게 설레고 좋다"고 했다.
애초 박진만 삼성 감독은 맥키넌에게 3루 수비를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맥키넌이 박 감독과 상의한 끝에 1루수 미트를 끼기로 했다. 1루가 가장 자신있는 자리이고, 그게 팀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맥키넌의 얘기를 박 감독이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맥키넌은 이번 시즌 오재일과 번갈아 1루수와 지명타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KBO리그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정보를 모았다. 그는 "한국 투수들은 일본 투수들에 비해 포크볼을 적게 던진다, MLB에 비해 평균 구속이 약간 떨어지지만 볼 배합과 제구력은 좋다고 들었다"며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공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때려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트의 평가처럼 맥키넌 스스로도 자신의 장점이 공을 맞히는 능력과 선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담장 밖으로 공을 넘길 수 있는 힘도 있다. 빠르진 않아도 열심히, 적극적으로 뛸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서 새로운 투수들을 상대한 경험이 많아 새 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설레고 흥분된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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