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3기 독자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위촉식 및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회·경제·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독자위원 10명은 이날 위촉장을 받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을 다짐했으며, 위원장은 성한기 위원이 맡았다.
이어진 1차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1, 2월 두달간 게재된 기사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위원들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특수목적법인(SPC) 구성과 관련한 어젠다 설정,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해법 모색과 공공기관 2차 이전 공론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반면 최근 이슈인 의대 정원 확대, 의료계 파업 등과 관련해서는 자극적인 제목이나 한쪽 주장에 치우치는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위촉식에 참석한 이동관 매일신문 대표이사는 독자위원들에게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가르치는 자식을 대하는 심정으로 활동해주길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보도되는 기사들에 대해 애정어린 조언과 따끔한 질책을 해달라"고 말했다.
◆권중한 위원(변호사)
'대구간송미술관 외관 드러냈다' 기사는 대구간송미술관의 현 공정률이 97%로 내달말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시범운영을 거쳐 상반기 중 개관 계획이라는 것을 다뤘다. '대구 문화도시 타이틀 부산에 내줄 판…앞으로가 더 걱정' 기사를 통해, 공연 건수와 티켓 판매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장기적으로 문화도시라는 타이틀을 부산에 넘겨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아쉽게도 위 두 기사는 수치와 표에 방점을 둬 간략한 정보만 제공한 면이 있다.
청년층의 탈대구 현상이 심각한데, 적절하고 심도 있는 취재를 통해 청년층이 문화적으로 대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초대장 역할을 했으면 한다. 또한 최근 보도된 '도태우, 문화예술분야 공약 발표' 기사를 읽고, 대구경북의 타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의 문화예술 분야의 공약들도 전반적으로 보도했다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김경호 위원(대구시의사회 부회장)
한림대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선언한 후 실제 휴학이 이루어지지 않자 나온 기사의 제목으로 '엄마 허락 못 받았나'라는 문구를 넣었다. 어렵게 들어온 의과대학을 휴학하겠다는 학생들의 결정에는 많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했을 것인데, 이 제목은 의대생들을 비하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또한 김윤 서울의대 교수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기사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본다. 이번 의료대란을 여러 각도에서 다를 수 있을텐데 하필 의료계에서 지탄 받고 있는 주장을 여과 없이 올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언론은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올바른 윤리적 가치를 중요시해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바르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나 선정적인 기사로 조회수를 올리는데 치중하면 옐로 저널리즘으로 빠질 수도 있다. 바른 언론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며 지역사회의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고 선도해 나가는 매일신문이 돼주길 바란다.
◆김원대 위원(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대구경북에는 다수의 공공기관과 지역본부가 위치해, 정부정책 집행기관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ESG 사회공헌 활동을 발굴·추진해오고 있다.
각 기관의 전국 단위 정책은 물론 우리 지역에 특화된 정보나 행사, 일정 등을 수시로 제공할 수 있는 공공기관 정보제공 코너를 신설하는 것이 어떤지 제안해본다.
◆박병구 위원(대구달성문화재단 대표)
최근 대구 '문화도시 타이틀 부산에 내줄판' 기사를 접하며 문화도시라고 자부했던 대구의 이상을 현실과 마주하게 돼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기사는 지역의 행정기관 및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현재 대구 문화예술의 위치와 심각성에 대해 위기감을 줄 수 있는 좋은 형태의 비판적 기사라고 본다. 이러한 심층적이고 비판적인 기사야말로 지역을 대표하는 정론지로서 행정기관 또는 정치 지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양질의 기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AI가 경제, 예술 등 어느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만큼 언론사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가 선정한 토픽 기사 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슈 키워드 등의 코너를 보도한다면 독자들에게 재미난 읽을 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백순현 위원(계명대학교 대외협력처장)
20일자 1면 '정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특수목적법인(SPC)에 LH, 산업은행 참여시켜라'는 매일신문의 역할과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기사다.
이어 21일 1면에 '산업은행 신공항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 기사가 났다. 이런 흐름에는 매일신문이 기사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 및 요로에 영향을 끼친 결과가 아닐까 판단된다. 이런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 염원을 대변하는 대표 언론사인 매일신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매일신문은 작년에도 구미 반도체 특구, 포항 2차 전지 특구 등에 대해서도 줄기차게 보도해 사업을 성사시킨 바 있다. 지역민으로서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도 매일신문이 적극적인 어젠다 세팅으로 대구경북의 이익을 대변하고 창출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성태문 위원(DGB금융지주 전무)
1월 5일 자 사설 '정부가 약속한 2차 공공기관 이전 더 미뤄선 안 된다'는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은 국토 균형 발전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 지방인구 소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정치 사안이므로 지역 언론에서 기획보도나 사설을 통해 공론화를 계속 해야 된다고 본다.
또한 공공기관 이전 취지를 살리는 측면에서 지역금융기관과 거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데 지역 언론의 기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과 의무 거래 비중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풍부한 유동성이 지역 내에서 환류되면 지역 기업들의 자금 지원을 원활하게 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성한기 위원(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매일신문이 이전에 비해서 지역의 이슈를 더욱 비중 있게 다루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는 분명한 방향을 설정하고 여론을 이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건강이나 예술과 같은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사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나 MZ세대와 같은 변화하는 사회 관심사도 잘 반영해 다채로운 지면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 신공항 SPC에 관한 기사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기사에는 SPC가 특수목적법인이며, 신공항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신공항 후적지를 개발하기 위해서 SPC설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설명만으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독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SPC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왜 설립해야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대구 내 북한이탈주민들이 결성한 남북우정사랑봉사회나 대구사랑 우리 가곡 부르기 공연을 8년째 이어오고 있는 깐딴떼 파밀리아라는 봉사단체의 사례를 소개했는데,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나눔을 실천하는 현장을 보여주는 것은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언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최병철 위원(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
정치권 뉴스가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결국 핵심은 먹고사는 문제다. 경제 분야 보도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정부 경제정책 중심으로 보도가 되고 있다. 해당 기사가 지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해당 정책에 대한 지역의 대응이나 계획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를 추가 취재해서 보도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은행권 연초 예적금 수신특판'같은 보도에는 지역 금융권 현황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좋았다.
또한 기업, 창업란에 소개된 기사는 대부분이 지역 뉴스가 아닌 중앙 뉴스다. 포항 2차 전지 관련 산업이나, 구미지역 반도체 및 AI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동정을 더 많이 소개하면 좋겠다.
◆최진아 위원(복현중학교 교장)
1, 2월은 대입 실적이 뛰어난 고등학교의 기사와, 늘봄학교, 학교 이전 등이 시·도민의 주요 관심사였다. 많은 사람들의 눈길이 머문 기사를 읽으며 이런 시·도민의 관심사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특별기사로 한 번 정리해 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간, 월간 단위로 독자의 관심사를 종합적, 다차원적으로 접근하는 기사를 기획해 본다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허영철 위원(공감씨즈 대표)
한국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지방소멸'이라고 생각한다. 2월 13일자 '저출생 문제, 근본적인 해법은 소득원·의료 등 패키지형 정책 필수' 기사는 의성군의 사례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지자체들의 노력에 대해 잘 보도한 기사라 생각된다. 이러한 구체적인 사례 중심의 심층 보도는 지방소멸의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해결책에 대해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기사인 것 같다.
또한 2월 한 달 보도된 100여 개 기사 가운데 지역 기업과 창업에 대한 뉴스의 비중이 부족한 것 같다. 규모가 적더라도 우리 지역 기업과 취·창업 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 지역 청년들이 매일신문을 통해 지역 기업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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