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년째 전쟁중인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로 균열 조짐이 우려된다. 일부 회원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 발언을 하자 미국 등 국가들이 갈등 봉합에 나서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 뒤 브리핑에서 나토 회원국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도 배제돼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용하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이날 자국 TV 연설에서 나토와 유럽연합(EU)의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키웠다.
일부 북유럽, 발트해 연안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파병을 지지했다. 가브리엘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 장관은 "이러한 시기에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적 리더십과 야심,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 나라 국가안보 고문은 "자국이 우크라이나 병력을 훈련할 군사 인력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태가 커지자 미국은 물론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파병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과 거리를 두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나토는 그러한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미국도 병력 파견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27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부대를 파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단지 분명히 하겠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군인을 보낼 계획이 없다"며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매우 분명히 밝혀왔고, 계속 그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동시에 유럽의 정치적 협력에 핵심적인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에 긴장감을 높일 조짐도 보이고 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를 더 강력히 지원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면 기쁜 일이지만, 내가 제안을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무기를 보내라"라고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는 "파병 시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토 회원국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이면 나토와 러시아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 경우 가능성이 아니라 불가피성을 얘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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