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K방산 수도 구미에 국방 앵커기관 한 곳도 없다니

정부는 방위산업(K방산)의 세계 시장 수출 점유율을 2027년까지 5%로 끌어올려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방산 육성을 위해 지난해 경북 구미, 경남 창원, 대전을 방산 혁신 클러스터로 선정했다. 그런데 구미에는 연구개발(R&D) 거점 역할을 할 국방 관련 정부 앵커기관(본원)이 한 곳도 없다.

구미는 LIG넥스원 구미하우스(공장) 등 130개 방산 기업들이 포진한 K방산 집적 생산지다. 또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천궁-Ⅱ'를 비롯해 K방산의 수출 주력 품목을 만드는 곳이다. 그러나 새로운 첨단 무기 연구개발을 이끌 국방 앵커기관이 없다. 구미가 유도무기·감시정찰 분야에서 국내 최대 생산 거점인데도, R&D 기반은 너무 초라하다. 반면 창원에는 국방과학연구소 해양기술연구원, 대전에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있다.

국방 앵커기관은 글로벌 방산 도시 성장에 필수 조건이다. 농업 도시였던 미국 헌츠빌은 NASA(미항공우주국) 마샬우주비행센터를 유치하면서 세계적인 방산 도시로 우뚝 섰다. 구미가 명실상부한 K방산 수도가 되려면 국방 앵커기관을 꼭 유치해야 한다. 정부는 K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산부품연구원과 국방인공지능센터를 설립한다. 구미시는 신설 기관 유치와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의 구미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요 부품 국산화를 추진할 방산부품연구원 유치에 정성을 쏟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도 방산부품연구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미는 국내에서 방산 관련 집적도가 가장 높다. 또 반도체 제조·양산 부문의 경쟁력이 있어 국방 신산업 육성에 맞춤형 도시다. 이런 지역에 국방 앵커기관이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된다. 입지 조건도 좋다. 구미는 대전과 창원의 중간 지점이며, 10㎞ 떨어진 곳에 대구경북신공항이 들어선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해 치밀한 유치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국방부 등 관련 부처에 구미 유치의 당위성을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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