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대게축제장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대게맛을 선물합니다"

영덕군, 소모성 행사 없애고 대게 먹을 수 있도록 집중
대게낚시체험은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 대게경매장은 즐거운 흥정으로 '시끌'

영덕대게낚시체험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대게잡이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영덕군 제공
영덕대게낚시체험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대게잡이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영덕군 제공

영덕대게축제(2월29~3월3일) 개막 이튿날인 1일은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어서 그런지 포항과 영덕을 잇는 7번 국도는 평소보다 많은 차량들로 붐볐다. 축제장이 마련된 영덕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을 10여km 남겨둔 지점부터는 거북이 운행이 본격 시작됐다. 그러면 어떤가, 겨울과 봄 사이 이맘때 고소하고 살살 녹는 대게가 살이 꽉 찬 몸집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올해 영덕대게축제는 개막행사, 가수초청공연 등을 생략하고 오로지 '대게'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특히 축제장을 찾는 모든 이들이 대게맛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군의 방침 덕분인지 대게경매, 대게낚시체험장 등은 몰려든 인파로 하루종일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또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외부상인들은 모두 배제하고 지역의 봉사단 등을 중심으로 꾸린 먹거리 장터에는 허기를 채우기 위한 관광객들로 붐볐다. 대게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음식들은 가성비를 자랑하며 찾는 이들을 미소짓게 했다.

영덕대게 인형옷을 입은 관광객들이 축구경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승혁 기자
영덕대게 인형옷을 입은 관광객들이 축구경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승혁 기자

한켠에 마련된 영덕대게 축구장에는 영덕대게 인형옷을 입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공을 쫓아 함께 땀흘리며 꽃샘추위를 무색케 했다.

축제의 백미 답게 영덕대게낚시체험은 점심시간도 채 되기 전 하루 행사 참가표가 모두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루 4~5번씩 열리는 대게낚시체험은 2만원만 내면 개인당 대게 3마리를 잡아갈 수 있기에, 선착순 70명이 매표와 동시에 마감됐다. 이날 오후 열린 체험에서는 울산에서 온 A씨가 순금 반지를 다리에 낀 대게를 낚아올리며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A씨는 "직접 낚시로 대게를 잡는 체험도 즐거운데 금반지 행운까지 덤으로 얻어 무척 기쁘다"며 "가족들과 대게를 나누며 오늘의 추억을 한껏 만끽하겠다"고 했다.

영덕대게경매가 진행되는 행사장에는 대게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관광객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박승혁 기자
영덕대게경매가 진행되는 행사장에는 대게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관광객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박승혁 기자

한발 늦어 안타깝게 대게낚시체험을 놓친 이들은 품질 좋은 대게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경매장으로 자리를 옮겨 판매자가 부르는 가격에 빠르게 반응하며 대게구매에 열을 올렸다.

대구에서 온 김정훈(44)씨는 "아내와 함께 먹을 대게를 시중가 절반에도 못미치는 7만원에 구입했다"며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한 축제를 즐기다 보니, 영덕이 더 좋아지게 됐다"고 했다.

'누구나 맛볼 수 있는 대게'를 지향한 이번 축제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인파를 불러모았다. 다만 축제장 내에 마련된 주차장부족과 교통혼잡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영덕군 관계자는 "축제 기간이 아닐 때도 대게철 주말엔 보통 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강구항에 찾아 엄청난 매출을 올려주고 있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대게가 지역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인데, 군에서도 축제기간 뿐아니라 1년 내내 고마운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신경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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