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 떠나는 이달희 경제부지사 "어디서든 경북 위한 역할하겠다"

"신공항 화물터미널 갈등 해결, 지역기업 저금리 지원 등 기억 남아"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민선 8기 이철우 경북도정의 경제 정책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한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사의를 표명(매일신문 2월 27일 보도)했다. 오랜 시간 가슴에 품어둔 꿈에 도전하고자 정든 '친정' 경북도를 떠나는 것이라 했다.

민선 7기 경북도 정무실장을 처음 맡던 날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도정 하나하나 그의 마음이 쓰이지 않은 게 드물 테다. 그런 그가 떠나는 소회가 남다를 것 같아 경제부지사실 문을 두드렸다.

떠나는 사람이 예의 그렇듯 지나온 시간을 포장할 법도 하건만 이 부지사는 그저 "일이 주어짐에 감사했을 뿐"이라고 겸양을 표했다. 경제부지사로서 보낸 시간도 "민생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밀알이 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보다는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경북이 이끄는 지방시대'를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말에 더욱 힘주었다.

-경제부지사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구상하는 경제 정책 방향을 구현해야 하는 자리다. 어떤 시간을 보냈나?

▶절대 100% 다 잘했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민생 전반에 바이러스처럼 퍼져 있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시간이었다. 서문시장에서 장사하는 집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게 소상공인·기업인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취임식도 생략하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해야 할 정도로 2022년 7월은 고금리·고유가·고물가의 3고(高) 파도가 몰아친 시기였다. 그들의 어려움을 피상적 데이터로만 살핀 게 아니라 현장을 오가며 직접 느끼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고민한 시간이었다.

밖에서는 경제부지사지만 집에서는 저도 주부인 만큼 농산물 수급 등 밥상머리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금요일마다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는 어떤 효과가 있었나?

▶민생 경제 전체를 챙겨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경북도 경제 분야 직원들과 매주 이를 공유하면서 소비자물가나 고용률, 환율, 주가 등 기본 통계를 바탕으로 회의했다. 경제 지표 경향성을 보면서 민생을 체크했다. 그 가운데 고금리로 경영 애로를 겪는 지역 기업에 저금리로 3조2천억원을 지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의 동참을 이끌어 낸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중은행도 이에 동참했고 저금리로 기업 자금을 융자하면서 지역 기업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게 했다.

-경제부지사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오는 6월에 시행된다는 것이다. 경북은 정부의 친(親)원전 정책 기조와 분산에너지 특별법으로 새로운 도약을 할 길이 열렸다. 인구 소멸 위기 속 경북에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미래를 지향하는 배가 출항했으니 이제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할 때다. 또 포항 2차전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지정, 구미 반도체소재부품 특화단지 지정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으로는 흔치 않은 광역단체 부단체장으로서 시간을 보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 것 같다.

▶이철우 지사의 '현장에 답이 있다'가 와닿는 일이 참 많았다. 지난해 여름 경북 북부권 집중호우 피해 당시 산사태로 집이 유실된 이재민 중 한 할머니가 "부지사요, 속옷 좀 사다주소"라는 말을 했다. 여성 공직자로서 때로는 딸처럼 누나, 언니같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한 덕분이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해 가을도 빼놓을 수 없다. 갈등을 해결하려고 관계부처를 뛰어다니며 동분서주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날 수 있었는데, 평소 끈끈한 인맥을 유지해 온 덕분이 아닐까 싶다.

-정무실장과 경제부지사를 맡았다. 떠나도 '경북 사람'일 텐데 앞으로 경북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특정 시·군이 아니라 경북 전체가 나아가야 할 기와집을 지었다.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부지사로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위한 기둥도 세워나갔다. 이제는 기둥 위에 지붕을 올릴 시기가 됐다. 도민, 지역 기업, 학계, 행정에서 다 해야 할 일이 있다. 그 일 중 어떤 일이 됐든 모든 게 경북을 위한 일이다. 비록 몸은 떠나더라도 어디에서든 경북을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꼭 하고 싶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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