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에너지 공기업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부채가 250조원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나, 2021년부터 2023년 두 공기업에서 원가 이하로 전기·가스를 공급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과 가스공사 부채 총액은 249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전 부채는 202조4천억원이다. 지난해 부채 192조8천억원 대비 9조6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들 공기업은 전년(2조3천억원) 대비 62% 불어나 사상 최고치인 6조원으로 취합됐다. 한전은 전년 대비 57% 오른 4조4천억원, 가스공사는 75% 불어난 1조6천억원에 이른다.
두 공기업이 이자 폭탄을 떠안은 이유는 2021년부터 시작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누적 적자를 갚지 못한 데다, 가격 반영도 하지 못해 비정상적인 수익구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금리 부담마저 전년 대비 커졌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는 분기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여전히 영업손실은 4조6천억원에 달했다.
2022년 이후 6차례에 걸친 전기 인상으로 한전은 팔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은 우선 벗어났으나, 2021년부터 쌓인 43조원 규모 적자는 고스란히 안고 있다.
한전 중장기 재무 계획을 살펴보면 오는 2027년까지 226조3천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한전이 부담해야할 이자는 총 24조원에 이른다. 해마다 4조원에서 5조원 가량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 전망대로 한전이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이자 비용으로 인해 순손실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아직 요금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어 재무 위기 해법이 묘연하다.
가스공사의 경우 지난해 1조5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자 충당을 위해 1조5천억원을 사용해 7천억원대 순손실이 발생했다.
가스공사의 독특한 회계 구조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적자 폭은 더 큰 상황이다.
원가에 못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발생하는 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7천억원이다. 전년 대비 3조7천억원이나 늘었다.
일반 기업 회계로 적용한다면 사실상 가스공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2조원대, 순손실은 4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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