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서 지난해 식당을 개업한 김진형(가명·35)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치솟는 재료비 탓에 적자가 늘면서 결국 가게를 내놓았다. 그는 "월 매출이 300만원인데 빚은 많아지고 장사는 점점 더 어려워져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와 경기 부진을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이르면서 이들이 갚지 못하는 대출 규모가 1년 새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사업 경험이나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가장 빨리 늘고 있다.
4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335만8천499명의 개인사업자는 모두 1천109조6천658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을 안고 있었다. 전년 같은 시기(327만3천648명·1천82조6천258억원)와 비교해 1년 사이 대출자는 8만4천851명(2.6%), 대출잔액은 27조400억원(2.5%) 늘었다.
특히 이들의 연체금액(3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18조2천941억원에서 27조3천833억원으로 9조892억원(49.7%)이나 급증했다.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p) 뛰었다.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한도까지 빌려서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3만1천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8천499명)의 51.5%를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691조6천23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21조7천955억원)은 전년보다 52.5% 증가했고, 평균 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p 높아졌다.
특히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처지가 빠르게 악화했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작년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30대(30∼39세)가 62.5%(1조7천39억원→2조7천691억원)로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 58.0%, 50~59세 56.0%, 40∼49세 43.7%, 29세 이하 36.1% 순이었다. 20대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연체 규모(4천846억원)는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연체율은 6.59%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연체율(3.90%)과 연체 상승률(1.63%p)에서 20대 다음이었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전무는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 증가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와 함께 강력한 부실 채무 경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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