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올해 국방예산은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중국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제정책 추진 방향, 국방 등 부문별 예산 계획을 제시했다.
◆경제 성장률 목표치 '5% 안팎' 설정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이자 1991년(4.5%)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자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2%의 경제성장을 이뤄내 '5.0% 안팎'이란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
중국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목표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화권 매체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 경제활동 재개를 본격화했음에도 예상보다 경제 회복의 동력이 약했던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리 총리는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에 대해 "국내외 형세와 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필요와 가능성을 함께 따졌다"며 "성장률 목표는 취업 증가와 리스크 예방·해소, 경제 성장 잠재력과 이를 지지하는 조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중국) 발전이 직면한 환경은 여전히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가 병존해 있고, 유리한 조건이 불리한 요소보다 강하다"며 "경제 회복·호전과 장기적인 호전의 기본적 추세에는 변화가 없고, 변하지도 않을 것이므로 자신감과 저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예산 사상 처음 300조원 돌파
중국 재정부는 또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액한 1조6천700억 위안(약 309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7.2%와 같은 것으로 2021년 6.8%, 2022년 7.1%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이번 국방예산 증가는 시진핑 지도부가 미국과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2035년까지 국방 현대화를 달성한다는 목표하에 국방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전략적 중요성이 큰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대만에서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이 3연속 집권한 데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를 놓고서도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한 미국의 견제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국방비 7.2% 증액의 배경으로 읽힌다.
중국 국방예산은 1994년 6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15%를 기록할 정도로 대폭으로 늘어나 현재는 미국(약 1천111조 원)에 이어 세계 2위의 국방비 지출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0%로 설정, 4조600억 위안(약 750조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조 위안 상당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신규 취업 1천200만명 이상과 실업률 5.5% 안팎,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 안팎 등도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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