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35일을 앞두고 있다. 예상대로 이번 총선은 지난 대선의 연장전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연장전이기는 하지만 총선의 대결 구도나 정치적 성격은 지난 대선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여야 양강 구도에서 치러지고, 그 정점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기에 대선의 연장전이라 본다. 그로 인해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p) 차로 승부가 났듯이 이번 22대 총선의 전망도 쉽지가 않다.
각종 여론조사로도 예측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공천과 제3진영의 출현, 그리고 정치적 이슈뿐만 아니라 의사의 집단행동과 같이 판을 흔들 수 있는 변수들이 진행형이고, 실제로 각 당의 대응에 따라 주 단위 여론조사 지표에서 등락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여론 지표는 어느 정도 추세로 움직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총선 전망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먼저 주목해야 할 여론 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다. 임기 2년 무렵 치러지는 총선은 자연스럽게 대통령의 중간평가가 되기에 대통령 지지율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갤럽의 3월 1주 조사에서는 39%, 리얼미터의 최근 조사에서는 41.1%로 두 기관의 이전 주 조사들에 비해 상승세다.
이런 상승세는 김건희 여사 변수가 특검 고비를 넘긴 데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당과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대한 비판이 줄어들고, 특히 의사의 집단행동에 대한 원칙적 대응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상황들이 이어진다면 대통령 지지율의 상승세도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지표는 정당 지지율이다. 최근 갤럽 조사(2월 27~29일, 1001명, 전화면접.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이하 '여심위' 참고)에서 국민의힘이 40%로 민주당 33%보다 7%p 앞섰다. 이는 갤럽의 전주 격차 2%p보다 5%p 더 커졌는데 이는 최근 민주당의 친명 공천 논쟁과 그에 따른 탈당 및 분열에 대한 민심의 반영이다.
세 번째 지표는 이번 총선이 현 정부에 대한 지원 또는 견제 여부에 대한 지표인데, 이 지표는 그 격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견제론이 더 많다. KBS-한국리서치 조사(2월 25~27일, 3003명, 전화면접. 여심위 참고)를 보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42%인 반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50%다.
비슷한 질문을 심판론으로 물어보면 MBC-코리아리서치 조사(2월 6~7일, 1001명, 전화면접. 여심위 참고)에서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에 대한 동의가 40%인 반면, '독재 검사 심판'에 대한 동의는 47%다. 즉 현 정부 견제론 못지않게 민주당의 운동권 특권 세력 심판론도 엄연히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선거를 이끄는 두 장수인 이재명 당 대표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평가다. 쿠키뉴스-한길리서치 조사(2월 17~19일, 1005명, 유선전화면접 10.3%, 무선ARS 89.7%. 여심위 참고)를 보면 이재명 당 대표직 긍정 평가는 38.9%인 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직 긍정 평가가 48.8%로 앞선다.
전체적으로 현시점에서 대통령 지지율과 그와 연동된 정부 심판-견제론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고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앞서고 선거를 책임질 두 장수의 평가에서도 국민의힘이 유리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심판론-견제론의 대상이 윤 대통령만 향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재명 대표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의 여론 추이를 보면, 인천일보-한길리서치 조사(2월 1~2일, 502명, 무선 ARS 방식. 여심위 참고)에서는 이재명 50.7%, 원희룡 34.3%로 격차가 16.4%p였으나 최근 경인일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3월 1~2일, 508명, 무선ARS. 여심위 참고)에서는 이재명 45.2%, 원희룡 41.6%로 3.6%p로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그 추세는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의 약세보다 훨씬 더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22대 총선은 각 당의 의석수 확보도 중요하지만 어느 지역에서 누가 당선되느냐, 즉 개별 정치인에 대한 심판도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보면 이번 총선의 유권자 표심이 혼란스러운 현재의 정치 상황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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