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과대학이 내년도 입학 정원을 3천401명 늘려달라고 신청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 현실에서,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 신청을 강행한 대학 본부와 정부의 만행"이라며 규탄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학과 수련병원에서 의학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은, 앞으로 새로운 의사와 새로운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국가적 재앙 상황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의대 교수들의 분노와 절규가 담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본부는 3천401명이라는 터무니없는 규모의 의대 정원 증원안을 정부에 제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대가 속해있는 각 대학본부를 압박해 의대 정원 증원을 신청하게 만들었다"며 "가르칠 학생과 전공의가 사라진 지금의 상황에서 교수님들은 정체성의 혼란마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명감 하나로 수련병원에서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살려왔던 교수님들마저 의업을 포기하면, 정부는 무슨 방법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되살릴 생각이냐"며 "무슨 수로 의대 교수 1,000명을 충원하겠다는 말이냐"고 항의했다.
현재의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선 "무리한 정책을 강행함으로써 이러한 사태를 촉발시킨 장본인은 정부"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의사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며 거짓 뉴스로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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