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값 9만원 돌파…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값 고공행진

KRX 금시장에서 1㎏ 금 가격 1g당 9만810원 기록
2014년 3월 KRX 금시장 거래 시작 이래 최고 수준
금융부실 우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안전자산 선호

국내 금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5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9만810원에 거래됐다. 5일 오후 한 시민이 대구 중구 덕산동의 한 금은방 앞에 진열된 귀금속을 살펴보고 있다. 정은빈 기자
국내 금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5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9만810원에 거래됐다. 5일 오후 한 시민이 대구 중구 덕산동의 한 금은방 앞에 진열된 귀금속을 살펴보고 있다. 정은빈 기자

국내 금 가격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국제 시장에서 금융부실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데다 금리인하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9만810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점인 전 거래일(8만9천40원)보다 1천770원(1.99%) 오른 가격이다.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찍은 지 하루 만에 새 기록을 쓴 것이다.

금시세는 최근 급등했다.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지난달 28일 8만7천260원, 29일 8만7천330원에서 지난 4일 8만9천40원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 폭락 등으로 금융부실 위기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4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2천126.3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했다. 온스당 2천100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에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27일(온스당 2천93.10달러) 이후 2개월여 만의 최고점이다.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 물가지표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진 점도 금값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9일 미 상무부는 '1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고, 전월과 비교해서는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금값이 오르고 거래량이 늘면서 금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흐름도 나타났다. KRX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거래대금은 지난달 29일 11억2천만원에서 지난 4일 17억300만원, 이날 20억2천900만원으로 늘어났다.

증권업계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긴장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시장은 이번 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어떤 발언을 낼지 주목하고 있다.

오는 8일에는 미 노동부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연준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발언을 내놓거나 지표에서 고용시장 둔화세가 확인될 경우 국제 금시세도 추가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은 오는 6, 7일 이틀 연속으로 미 의회 하원과 상원에 출석해 통화정책을 보고할 예정이다. 연준이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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